열대어 - 개정판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목수인 다이스케는 미혼모인 마미와 한때 형제였던 미쓰오와 함께

이웃에 사는 대학교수인 도키선생의 맨션에 싼 값에 살고 있다.

마미와 도키 선생과 함께 푸켓으로 갈 계획을 세우던 다이스케는

자신이 개축중인 집주인의 딸에게 접근하는데...

 

요시다 슈이치와의 만남은 '악인', '사랑을 말해줘'에 이어 세번째다.

요시다 슈이치의 세 편의 단편을 모아놓은 이 책에는  

조금은 상태가 불량한(?) 남자들의 사랑 얘기가 실려 있다.

먼저 '열대어'에서는 미혼모와 예전에 어머니가 재혼해서 형제관계였던 남자와 같이 사는  

다이스케가 주인공이다. 다이스케가 만든 가족 형태도 범접할 수 없지만  

그의 행동 역시 쿨(?)하다 할 수 있었다.

미혼모인 마미와 동거 중임에도 자신이 일하는 집 여중생 리쓰코를 꼬시는 능력(?)을 발휘한다.

'그린피스'의 주인공인 소스케도 별 것 아닌 걸로 여자 친구인 지사토와 싸운 후 집에서 내쫓는다.  

그것도 자기 집이 아닌 지사토 집에서 말이다. 집 나간 지사토는 소스케에게 복수하기 위해  

소스케의 친구와 원나잇 스탠드를 하고 소스케도 그 친구의 여친에게 집적댄다.

'돌풍'에서도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한가한 해변가로 도망친 닛타가

민박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민박집 여주인과의 야릇한(?) 욕망의 줄타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닛타 역시 떠날 때가 되자 쿨(?)하게 돌아선다.

 

이 책에 실린 세 단편의 주인공 남자들은 하나같이 '나쁜(?) 남자'라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들에게는 그렇게 행동을 해도 받아주는 이상한(?) 여자들이 있었다.  

여자들이 속칭 나쁜 남자들에게 끌리는 이유는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어쨌든 나쁜 남자들의 작업은 대부분 한 때의 욕망에 충실한 것이어서  

진지하지도 않고 그 순간만 지나면 미련 없이 떠난다.  

그런 걸 쿨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무책임한 인간의 전형이라 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진지하고 충만한 관계보다 찰나적이고 즉흥적인 관계가 왠지 대세인 듯한 느낌이 든다.  

만나는 것도 쉽고 헤어지는 것도 쉬운 그런 관계들을 보면  

왠지 모를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요시다 슈이치의 단편들을 모은 이 책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남녀관계를 적나라하게 잘 그리고 있다. 

세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 맘에 안 들었지만 그런 게 현실이지 않을까 싶었다.

전에 본 작품들에 비해 공감도는 떨어졌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워진  

연애의 모습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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