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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겨울방학을 맞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기숙사 쇼라이칸에 남은 네 명의 소년들.  

야릇한 분위기 속에서 이들은 일주일을 같이 보내게 되면서  

네 명의 소년들이 가진 비밀이 하나 둘 밝혀지게 되는데...

 

전형적인 온다 리쿠표 학원물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밤의 피크닉'으로 대변되는 청춘들이 겪는  

성장통과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로 대변되는 학원 미스터리가 잘 결합된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다들 집에 가는 겨울방학에 썰렁한 기숙사에 남는다는 것 자체가  

뭔가 사연이 있는 아이들임을 짐작케 한다.  

여자 친구에게 결별을 선언한 요시쿠니, 요리를 하며 리더 역할을 하는 미쓰히로,

자유분방한 간지와 신출귀몰하는 오사무까지 네 명의 개성 넘치는 남학생들은  

그들만의 일주일을 보내면서 그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감춰왔던 비밀을 하나씩 꺼내놓게 된다.  

딱 하나만 거짓말을 집어 넣어서 진실을 말하는 게임을 시작하면서 밝혀지는 사실들은  

사실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의 차원을 넘어서는 충격적인 것들이다.  

제일 무난한 비밀이 부모의 이혼이라 할 수 있으니  

이들이 가진 아픔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남들에게 말 못할 상처로 인해 무의식 중에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이런 아픔을 친구들에게 고백함으로써 차츰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아픔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정말 쓰라린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정도는 아니어도 나름대로 자신의 맘을 후벼파는 상처들을 하나 둘씩 안고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처는 대개 평상시에는 무의식의 세계에 잠복해 있다가 불현듯 나타나 사람을 힘들게 만든다.  

그런 상처는 대부분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한 채 혼자서 맘에 꼭꼭 숨겨두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이 가장 좋은 치유법인 것 같다.  

물론 자신이 숨겨놓았던 상처를 고백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네 명의 주인공들도 사실 고백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다 우연찮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게  

되는데 털어놓기까지가 조금 힘들어도 털어놓은 이후 자신을 괴롭히던 상처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만큼 고백의 효과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는 애칭이 붙은 온다 리쿠의 책들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을 만한 성장통을  

세심하게 잘 그려낸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형식으로 엮어내기 때문에  

온다 리쿠의 책엔 늘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비록 비슷한 소재와 스토리가 남발되는 느낌도 없진 않지만 맛깔스런 문장과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로 인해 어느새 작품 속에 푹 빠져들 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네 명의 소년들이 한적한 기숙사에서 자신들의 상처를 고백하고 치유하면서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는  

이 책은 감수성이 풍부했던 학창시절로 시간여행을 보내주는 타임머신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는 아름답게 미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고민 많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기억들을  

새록새록 다시 떠올리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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