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2 밀리언셀러 클럽 65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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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좀 잠잠해지면서 안도를 하기 시작하던 네 명의 여자들

하지만 누군가가 그들을 뒷조사 하기 시작하고, 돈에 굶주린 말썽쟁이 구니코가 사채업자 주몬지에게  

돈을 받고 범행의 전모를 얘기하면서 네 명의 여자들은 또다시 위기에 몰리게 되는데...

 

2권에선 사타케의 본격적인 복수극이 시작된다.  

자신의 살인 본능을 사업을 통해 숨기면서 살아왔던 그는 겐지의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면서

모든 것을 잃고 그 동안 숨겨왔던 본능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다.

한편 마사코와 신용금고에서 안면이 있던 주몬지는 마사코 일당의 비밀을 알아내고선  

마사코에게 뜻밖의 제안을 하는데 정체불명의 시체를 토막내 처리해주는 사업(?)을 하자는 것이었다.

처리가 골치 아픈 시체를 대신 처리해주고 거액의 돈을 받는 이 사업은  

범죄계의 블루오션(?)이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그야 말로 막장까지 가는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겐지를 죽이고 시체를 토막내 유기한 것은 그래도 우발적인 살인을 모면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시체 유기업(?)을 하는 것은 완전 극랄한 범죄를 은폐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인간으로서  

못할 짓을 하는 최악의 직업(?) 이라 할 수 있었다. 살인도 나쁘지만 살인자들의 뒷처리를 해주고

거액을 받는 것은 어쩌면 살인보다도 더 나쁜 짓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벼랑 끝에 내몰린 여자들에게 돈을 위해서라면 한번 했던 짓을 또 못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여자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인간이 막다른 곳에 내몰리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이 있는데

이 책을 보면 그런 한계를 넘어서 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잘 그려졌다.

 

점점 조여오는 사타케의 올가미에 네 명의 여자들은 차례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역시 가장 단순한 구니코가 첫 번째 희생양이 되는데

네 명의 여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던 사타케는 과감한 선전포고를 행한다.  

바로 구니코의 시체를 처리하는 것을 의뢰하는데 구니코의 시체를 받아 본 마사코 등이  

얼마나 경악을 했을지 생각만 해도 정말 엽기적인 설정이라 할 수 있었다.  

마치 모든 감각이 마비된 것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끔찍한 짓도 자연스레 행하던 그들에게

구니코의 시체가 주어진 상황은 어찌 보면 응분의 대가라 할 수 있어 통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암튼 사타케는 예전에 자신이 극도의 쾌감을 느끼게 해주었던 여자의 비슷한 스타일의 여자  

마사코와 최후의 승부를 벌이게 된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사타케와 마사코는 어떻게 보면 닮은  

구석이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행동을 거부감 없이 해치우는 대담한 성격이나  

이성과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나 그런 유사한 면들이 결국 사타케와 마사코의  

대결을 예상 외의 결과로 몰고 간다. 

 

비정한 현대사회의 추악한 면을 여실히 보여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사건이 결코 우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은 우리를 씁쓸하게 만든다. 불과 얼마 전에 발생한 강호순 사건을

비롯해 각종 강력범죄들의 행태를 보면 인간의 목숨이 얼마나 하찮게 취급받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 대접받는 게 아닌 한갓 물건에 지나지 않게 취급당하는, 목적이 아닌 수단에 불과한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네 명의 여자들이 특별나게 나쁜 사람도 아니고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불행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 사람들이 벼랑 끝까지 내몰리게 되자 엄청난 짓을

저지르게 되는데 책 제목대로 자신의 인생에서, 사회에서 아웃당한 인물들이 어디까지 가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별로 없다.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구차하게나마 삶을 이어가든지 아님 아무 것도 잃을 게 없는  

현실에서 그야 말로 막 가는 삶을 살든지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황에 늪에 빠져 불행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우리에게도 경종을 울려주는 충격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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