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과 점심식사를 한다면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워렌 버핏과 함께한 점심식사 - 오마하의 현인에게 배우는 가치 있는 성공을 위한 6가지 지혜
고수유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3월

재작년 세계 부자 순위 1위에서 작년에는 빌 게이츠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지만  

세계의 내노라하는 부자 중 한 명이며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 버핏과 점심식사를 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실제로 워렌 버핏은 자신과 점심식사를 하는 것을 경매에 붙여서 모금된 돈을 기부한다고 하는데  

왠만큼 돈이 없으면 그와 점심식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일 것이다.

 

책 제목만 봐서는 실제 워렌 버핏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고 예상했는데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가상으로 엮은 자기계발서였다.

광고회사의 팀장인 박찬우는 능력 있고 잘 나가는 자신이 당연히 국장으로 진급될 줄 기대했다가  

진급에서 탈락하고 만다. 자신보다 못한 동료가 진급한 것이 내심 불만인 상황에서 팀원들마저  

자신의 맘을 몰라주고 그동안 자신에게 쌓여있던 불만을 토로하자 이메일을 통해 점심식사를  

허락받았던 워렌 버핏을 만나러 미국으로 날아간다.

박찬우는 6주간의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통해 그동안 자신의 잘못된 점을 돌아보게 되고  

일에서 뿐만 아니라 삶에서 성공하는 비법을 배운다.  

먼저 자신을 행운아로 생각하는 것은 현재의 자신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기 위한 것으로  

이런 자기만족감과 행복감은 우리 삶에 활력을 가져다주고 주위 사람들과 원활한 관계를 맺게 해준다.

다음으로 자신이 정말로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인데  

사랑하는 일을 해야 집중력과 창의성이 발휘되어 성과를 창출해낼 수 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멘토와 멘티가 되어 주는 현명한 동료를 사귀고

자신이 잘 이해하는 분야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인내할 줄 알아야 하며,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음으로써 내 안에 숨겨진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돈은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잠시 보관하는 것으로  

늘 베풀고 검소하게 살아야 함을 가르쳐주었다.

 

사실 이 책의 구성이나 내용은 여느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진 않다.

특히 예전에 읽은 '청소부 밥'도 비슷한 구성으로 되어 있었고  

워렌 버핏이 들려주는 6가지 비법도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과연 워렌 버핏과 실제로 점심식사를 한다면 이런 내용의 얘기를 해줄지도 의문이다.  

물론 저자가 워렌 버핏과 관련된 여러 권의 책과 자료를 조사해서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얘기를  

만들어 내었을 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코카콜라를 좋아한다거나 하는 워렌 버핏의 취향까지 반영하여  

그럴 듯한 자기계발서를 만들어낸 저자의 얘기 솜씨는 충분히 인정해줄만 하였다.

사실 워렌 버핏이라는 인물에 대해 막연히 부자고 탁월한 투자 안목을 가졌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의 인간미를 느낀 점도 의미가 있었다.  

특히 엄청난 기부와 자신의 재산을 대부분 상속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우리나라의 많은 부자들이 본받아야 할 것 같다.

 

자기계발서를 종종 읽지만 늘 느끼는 것은 아무리 좋은 말을 들어도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워렌 버핏이 아니라 아무리 훌륭하고 지혜로운 사람 또는 탁월한 안목을 가진 사람의 좋은 말을 들어도  

이를 가슴에 새겨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그 효과는 찰나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분명 며칠간이라도 자극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읽고는 하는데  

이번에는 좀 더 오랜 시간 효과가 있도록 워렌 버핏이 전해준 6가지 비법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