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미정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로 재미있게 봤었는데 원작소설의 작가가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F. 스콧 피츠제럴드라고 해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영화 개봉 전후로 여러 출판사에서 경쟁이라도 하듯 이 책을 쏟아내었는데  

우연히 그 중 한 권을 손에 넣게 되었다.

 

기본적인 설정은 영화와 소설이 똑같았다. 태어날 때부터 노인의 몸이었던 벤자민. 
하지만 원작에선  

아기의 모습이 아닌 그야말로 노인의 모습 그대로 태어난다는 것이 큰 차이라 할 수 있었다.

영화에선 외모만 노인이었지만 책에서는 태어나자마자 말도 하고 걸어다니는, 

아기라고 할 만한 구석이 전혀 없는 아기였다.

그리고 영화 속에선 그런 벤자민의 끔찍한 모습을 보고 부모가 벤자민을 고아원에 갔다 버리지만  

책에서는 그냥 집에 데리고 가서 키운다. 그래서 아버지와의 갈등이랄까 그런 면이 부각되고 있다.

영화는 아무래도 로맨스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었는데 책에서도 물론 힐데가드와의 만남과 결혼 등이  

다루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점점 젊고 매력적으로 변하는 벤자민이 늙고 매력을 잃어가는 아내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는 부분이 많이 등장해 영화라는 매체가 주는 판타지의 성격은 사라지고 냉정한  

현실이 등장해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마지막에 벤자민이 너무 늙어 아기가 되어 죽기까지의 과정도 영화에선 데이시가 사랑으로 그를  

돌봐주지만 책속에선 벤자민의 아들의 냉대 속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다.

 

전체적으로 원작소설을 읽으니 영화에선 느끼지 못했던 소설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가 너무 로맨스에 치중하면서 독특한 설정의 묘미를 많이 빼앗아갔다면  

책에서는 정말 나이를 거꾸로 먹는 사람이 겪게 될 일들을 보다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물론 설정 자체는 황당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면 겪게 될 일들을 통해서 

우리와 같은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위대한 개츠비'도 영화로만 보고 소설로는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피츠제럴드의 소설이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대를 앞서 간 나이를 거꾸로 먹는 사람의 독특한 설정과 벤자민이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개연성  

있는 일들, 그리고 벤자민과 주변 사람들의 적나라한 마음까지 거의 백년 전의 단편임에도  

전혀 감각이 떨어지지 않는 책이었다.  

내가 읽은 북스토리 버전의 이 책은 거꾸로 뒤집으면 영어로도 읽을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해주었다.  

물론 영어로는 그다지 재미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ㅋ 

주인공 벤자민의 특징을 잘 살린 출판사의 편집도 나름 돋보였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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