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한정판 (3DISC)
김주혁 외, 정윤수 / 플래니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첫 눈에 끌린 인아(손예진)에게 완전히 반한 덕훈(김주혁)은  

축구도 좋아하고 감정 표현에 솔직한 인아와 결혼에 골인한다.  

덕훈은 잠시나마 행복한 결혼생활을 맛보지만  

인아는 덕훈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폭탄 선언을 하는데...

 

박현욱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기존의 결혼제도에 대한 도발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일처제가 거의 표준화된 상태에서 이 영화 속의 인아는 과감히 두 번 결혼을 감행한다.  

물론 현실감은 확실히 떨어지지만 인아야 그렇다치고 그런 인아를 용납하는 덕훈과  

인아의 세컨드 재경(주상욱)은 정말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인물들이다.  

아무리 인아를 사랑하고 놓치기 싫다 해도 단순히 불륜을 용납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하는 걸 허락한다는 건 파격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사실 일부일처제라는 제도 자체가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산물임은 부정할 수 없다.  

평생 한 명만 사랑하고 산다는 게 이상적일지는 몰라도 현실은 만만하지 않다.  

일부다처나 일처다부나 그런 제도를 용납하지 못하는 게 인간이 특별히 윤리적이거나  

고상해서가 아니고 그걸 허용한다면 대부분의 가정이 초토화될 게 뻔하기 때문에  

인간 세상의 평화를 위해 일부일처제로 합의한 것에 불과하다.  

생식본능상 수컷들은 최대한 많은 암컷들에게 자신의 후손을 남기고 싶어하고,  

암컷들은 가장 강한 수컷의 자식을 갖길 원한다.  

이런 자연의 질서를 인간세계에서만 예외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온갖 불륜이 횡행할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인아는 주중에는 재경과, 주말에는 덕훈과의 결혼생활을 무난히(?) 꾸려나가는 듯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또다시 위기에 처한다.  

인아야 아버지가 누구든 자기 아이니까 상관없겠지만  

덕훈과 재경에겐 누구 아인지가 문제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성 개방 풍조에 따라 부성의 불확실성이 이제 남자들에게 늘 골칫거리가 될 것 같다.  

심지어 결혼이란 제도 속에 들어가도 자기 아이인지 확실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기에  

부계중심의 사회는 점점 붕괴되어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점점 싱글맘이 많아지면 결국 모계중심으로 사회가 재편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뭐가 좋고 나쁘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되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

암튼 파격적인 내용의 이 영화를 보면서 유쾌하지 못한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덕관념이랄까,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사회적 합의를 깨뜨리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인데 어떻게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지만  

가끔은 파격적인 상상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물론 내가 덕훈의 입장이라면 정말 미칠 것 같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할 수 있으니깐...ㅋ  

그래도 발칙한 상상력을 실행으로 옮겨서는 안 될 것 같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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