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천사 - 초특가판
왕가위 감독, 여명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고독한 킬러인 여명과 그의 파트너인 이가흔

하지만 여명은 일에 감정이 개입되어선 안된다며 그녀를 철저히 피하지만  

그녀는 늘 그의 집에 몰래 들어가 그의 집을 깨끗이 청소해 주는 묘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밤마다 남의 가게에 들어 가서 장사를 하며 강매를 일삼는 금성무

그가 말을 할 수 없게 된 이유가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을 먹어서라나...ㅋ

 

스토커처럼 몰래 여명의 집에 들어가 청소를 하고

그의 쓰레기를 가지고 와서 철저히(?) 검사하는 이가흔

마치 중경삼림의 왕비(왕정문)을 연상시킨다.

그런 이가흔에게 여명은 결별을 노래로 통보하는데 

그가 선택한 관숙의의 '망기타'는 정말 실연의 아픔을 절절하게 잘 표현해 주는 노래였다.

 

금성무는 양채니가 실연당한 뒤 그녀에게 잠시 어깨를 빌려 준 후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의 연적을 함께 찾아 나서는 등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그녀에겐 그는 의미가 없는 존재였다

결국 자신의 맘을 한번 표현도 못한 채 실연당하게 되고

실연당한 이가흔과 금성무는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데...

 

중경삼림의 쌍둥이 형제인 이 영화는 기본적인 구조나 등장 인물이 거의 동일하다.

중경삼림에서 임청하 금성무, 양조위 왕비

두 커플이 각각 두 개의 에피소드를 이끌어 가며 서로 스쳐지나갔다면

타락천사에선 여명, 이가흔, 금성무, 양채니 커플이 역시 각기 스토리를 이끌어 가다가

마지막에 새로운 커플(?)을 맺어주며 끝을 맺는다.

 

그리고 두 편에 모두 출연하는 금성무의 경우

중경삼림에서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을 마구 먹었는데 그 결과(?)  

타락천사에서는 말을 하지 못 하게 되었고, 킬러와 스튜어디스가 된 여자,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청소하는 여자 등 등장인물들도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중경삼림이 유쾌하면서 희망적(?)인데 반해 타락천사는 고독하고 암울하기 짝이 없다.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의 두 영화 중에서 개인적으론 타락천사와 더 동질감을 느꼈다.

내가 좀 고독해서일까...ㅋ

 

왕가위 감독 특유의 감각적 영상과 탁월한 선곡

톡톡 튀는 의미심장한 대사들은 이 영화를 잊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상이 압권이다.

금성무가 옆에서 무슨 짓을 하건 멍하니 앞만 바라보던 양채니나

금성무와 깡패들이 가게에서 난리를 쳐도 꿈쩍도 안하고

멍한 표정으로 라면을 먹던 이가흔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세상과 단절되고 상처받은 영혼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대딩 시절에 공강 시간이나 심심할 때 자취방에서 이 영화와 중경삼림은 수도 없이 봤었다.

두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영화 속 인물들이 내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전환이 되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그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면서

왕가위 감독 영화에 열광하던 풋풋했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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