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딴지일보 총수로 유명한 김어준이 여러 매체에서 상담한 글들을 모은 이 책은  

김어준 특유의 입담으로 고민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나, 가족, 친구, 직장, 연인의 5가지 주제로 구분하여 고민상담을 하고 있는데  

역시나 다른 책이나 매체에서 본 해법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김어준이 제시하는 기본적인 해법은 '너 자신을 알라'다.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게 바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아는 것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것보다 부모나 어른들이 좋아하는 걸 자기가  

좋아하는 걸로 착각하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걸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나 자신도 그냥 별 생각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다 보니 지금까지 이르고 말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교육과 아이들에게 자신이 못다한 꿈들을 대리만족하려는 부모들,  

그리고 그런 부모들에게 세뇌되고 부모와 다른 꿈을 키우는 걸 죄스러워 하는 아이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 아닌가 싶다.  

그 결과 어떤 직업을 가져도 본인이 진정 원하는 것과 거리가 멀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직업 만족도 내지 삶의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김어준은 이 책에서 여러 가지 고민에 대해 기본적으로 본인이 꼴리는 대로 하라는 조언을 한다.  

물론 그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

인생살이가 결국 수많은 선택의 문제인데 무엇을 선택할 지는 본인의 욕망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선택하지 않은 것을 기꺼이 감당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선택의 어려움이다.

인간관계의 문제에 있어서도 자기 할 바만 다 하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몫이 아닌 부분까지 고민하면서 괴로워하는데 그런 부분은 그 사람이  

고민하게 내버려두고 본인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편하게 생각하면 된다.

특히 가족관계에선 가족이라는 명목으로 당연시 되는 희생 강요가 종종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할 수 있다.

부모에게 무작정 의존하는 자식이나, 자식에게 뭘 해내라고 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는 부모,  

형제끼리 부담을 주는 일 등은 가족이기 이전에 대등한 사람으로서 요구할 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해야한다.

종종 가족이 남보다 못한 경우는 가족에겐 예의라는 걸 모르고 행동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다.

 

요즘 세태를 반영하듯 연애 상담이 역시 이 책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연애에 있어서도 역시 자기 주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수컷의 적나라한 관점에서 조언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여자들이 참고할 만한 조언이 많다고 할 수 있었다.  

결국 사랑이나 결혼도 자신 감정에 충실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수 있는 것이 문제 해결의 본질이라 할 수 있었다.

 

김어준이 제시하는 해법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을 위한 최선의 방책을 찾아내는  

것들인데 너무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 듯한 느낌이 없진 않았다.  

물론 그의 주장이 논리적이라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그가 제시하는 해법대로 했다간  

더욱 분란이 커질 가능성이 상당할 것 같다.  

그의 해법이 서양식의 사고방식이면 거의 정답에 가깝다 할 수 있지만  

우리의 인간관계가 그렇게 개인 단위로 이루어지지 않고 집단적인 경향이 높다 보니  

본인을 위한 해법이 오히려 본인에게 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극적으론 김어준의 해법대로 풀어나가는 게 맞는 것 같지만 

당장 써 먹기에는 여러 가지 갈등과 분란을 확대시킬 위험이 있다.

암튼 김어준이 툭툭 던지는 투로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적나라한 비판을 가할 때는  

속이 시원해지기도 하고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통쾌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 주는 것처럼 그렇게 유쾌, 상쾌, 통쾌하게 세상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래도 결국 모든 건 본인이 판단하고 선택하는 문제라는 기본 인식에는 김어준과 공감을 한다.  

우리의 인생이 정말 짜증나고 답답한 일 투성이라도 본인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는 게 바로 인생을 사는 묘미가 아닌가 싶다.

오늘도 분전하고 있을 나를 비롯한 수많은 중생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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