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동안의 과부 2
존 어빙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책 홍보차 유럽으로 간 루스는 새 작품의 취재차 네덜란드의 성매매 거리를 헤매다

성매매 여성 루이를 알게 된다. 루이를 통해 새 작품의 방향을 잡게 된 그녀는

직접 성매매를 하는 장면을 숨어서 지켜보려다 뜻밖에 살인현장의 목격자가 되고 마는데...

 

2권에서는 보다 스릴 넘치는 얘기가 펼쳐진다.

먼저 루스가 살인의 목격자가 되면서 아버지의 작품 '누가 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소리'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성매매 장면을 직접 목격하려고 손님 몰래 숨어있다가 손님이 살인범으로 돌변해 

창녀 루이를 죽이려하자 숨소리도 내지 못한다.

그 경험은 그녀의 새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되게 된다.

그리고 루스에게 또 다른 인연을 연결시켜 주는 계기도 된다.

 

한편 루스는 편집자 앨런과 결혼하여 아들 그레이엄을 얻게 된다.

자신이 엄마가 되자 엄마 매리언을 조금은 이해하기도 하고,

오히려 자신을 떠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도 생긴다.

하지만 루스의 행복한 결혼생활은 너무나도 짧았다.

자신에게 악담을 퍼붓던 여성 독자의 저주가 통했는지 과부가 되고 말지만 

불행 중 다행이라면 그 기간은 평생이 아닌 일년 동안이었다.

  

2권은 마치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네덜란드에서의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던 경험이나

매리언으로 추정되는 여성 작가의 미스터리 소설까지 등장하여

루스와 에디, 매리언의 관계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었다.

 

역시 이 소설에서 돋보이는 점은 세월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과

소설 속 소설의 액자형식을 통해 각 인물들의 내면을 더욱 잘 그려낸 점이다.

1권만 읽었을 때는 혹시 영화 '졸업'의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실제 나이에 비해 젊게 묘사되면서

매력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1995년에 이미 에디는 53살, 루스는 41살이다.

게다가 매리언은 무려 76살이나 되는데 아직도 에디는 매리언을 사랑한다니

정말 사랑의 힘이 위대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었다.

나이가 든 사람은 왠지 사랑과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들의 사랑도 결코 무시할 게 아니었다.

 

존 어빙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과히 장난이 아니었다. 

소설이나 사진 등을 소재로 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나 인물이나 사건을 묘사하는 능력, 

그리고 절묘한 표현력(내 팬티가 땅에 미끄러지는 소리 등 ㅋㅋ)까지

소설의 재미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소설이란 우리가 바로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삶의 희노애락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해 주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진정한 소설의 전형이라 할 만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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