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2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네 명의 추기경을 납치한 일루미나티로 추정되는 집단의 1시간 단위의 살인극이 시작되었다.

흙, 공기, 불, 물을 상징하는 네 곳에서 벌어지는 살인의 향연.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에서 시작된 이 살인극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로버트 랭던과 비토리아 뿐인데

과연 그들은 시대의 살인극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자의 정체는 무엇인가?

 

2권에서는 전설적인 조직인 일루미나티로 보이는 자들의 본격적인 살인극이 시작된다.

그들이 준 힌트에 따라 랭던이 살인이 일어날 장소를 찾아내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사실 그동안 잘 몰랐던 베르니니라는 예술가가 만든 '흙', '공기', '물', '불'을 각각 상징하는

예술품들은 로마의 동서남북에 있는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성 베드로 성당,

산타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 성 아그네스 성당에 흩어져 있어 로마를 정신없이 휘젓고 다니게 된다.

로마를 짧은 시간에 이렇게 여행하는 것도 나름의 묘미가 있었다.

1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암호를 풀어가듯이 살인 현장을 맞춰나가면서

암살자를 쫓아가는 과정이 정말 박진감 넘친다.

'다빈치 코드'에서도 그랬지만 이 책 역시 헐리웃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스릴을 자랑한다.

지금 영화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데 과연 책만큼의 재미를 줄 수 있을런지 기대된다.

 

이 책의 후반부는 가면 갈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이 끔찍한 쇼를 벌이는 야누스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정말 예상 밖이고,

그 뒤에 숨겨진 사연도 정말 뜻밖이었다.

위기를 스스로 만들어 사람들의 관심과 마음을 얻어내는 것.

이것이 정치판에서만 사용되는 방법인 줄 알았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이유에서 엄청난 일들이 벌어진다.

놀라운 것은 이 수많은 일들이 단 하루 동안에 다 벌어진다는 것.

그것도 한 때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던 로마에서, 그리고 지금도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에서

벌어지니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역시 극단적인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일들,

오해가 부르는 끔찍한 일들이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는 너무 많은 것 같다.

종교와 과학의 갈등도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두고 서로를 부정하며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을 가진 자들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종교나 과학 모두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인식한다면 그들이 지금까지 벌여 온 논쟁이

인간을 위한 논쟁인지,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논쟁인지 잘 깨달아야 할 것이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전작인 이 책은 종교와 과학간의 오래된 역사적인 갈등을
소재로 하여

로마에 있는 베르니니의 여러 예술품들을 절묘하게 엮어내 하나의 멋진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이런 얘기를 만들어내려면 역시 해박한 역사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작가의 치밀한 조사와

연구가 놀랍고 무엇보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탁월한 글솜씨가 부러울 따름이었다.

몇 년 전에 로마를 가 본 적이 있지만 언젠가 기회가 있다면 이 책에서 나오는 여정을 따라

꼭 로마와 바티칸을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다.

나의 다음 번 '천사와 악마' 투어는 분명 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이 책을 다시 읽는 것은 필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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