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레닌! SE (2disc)
볼프강 베커 감독, 다니엘 브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알렉스는 자신이 베를린 장벽 제거 시위 중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엄마가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후 독일이 통일된 후에 깨어나자

엄마가 충격을 받을까봐 통일 전의 동독인 것처럼 연기를 하는데...

 

통일 전후의 동독을 배경으로 아들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잘 그린 영화.

마치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귀도가 아들에게 전쟁의 끔찍함을 모르게 하기 위해

게임을 하는 거라 속이던 장면을 연상시켰다.

알렉스의 엄마는 열혈 공산당원이어서 분명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일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충격을 받아 위험했을 것이다.

그런 엄마를 위해 알렉스가 가짜 뉴스를 만들고 옛 동독의 상품들을 구하는 등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엄마에게 진실이 발각될 위험을 임기웅변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재미를 준다.

 

한편으론 이 영화는 통일 전후의 동독인들의 소외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서독과 통일은 되었지만 모든 것이 서독에 의해 주도되고 서독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던 동독은

오랫동안 길들여진 공산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 체제를 강제로 받아들여야 했다.

동독 주민들이 겪은 혼란과 박탈감은 알렉스가 엄마를 위해 만든 가짜 뉴스에서

동독에 의해 통일되는 것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으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은 거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되거나 어느 정도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이념 대립이니 하는 문제가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독일과 같은 분단국가인 우리에겐 이 영화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분명 북한 체제가 무너지거나 북한이 남한의 주도로 통일이 되면

오랫동안 김일성, 김정일 체제에 세뇌당한 북한 주민들이 겪을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가 통일을 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이지만

이를 슬기롭게 대처할 방법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알렉스처럼 거짓 뉴스를 만들수도 없으니 말이다.

통일이라는 급격한 혼란 속에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엄마를 위한

아들과 가족들의 따뜻한(?) 거짓말이 훈훈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펼쳐졌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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