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면? 없다면! 생각이 자라는 나무 12
꿈꾸는과학.정재승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과학콘서트를 통해 우리의 일상속에 숨겨진 과학의 재미를 알려주었던 정재승 박사가

'꿈꾸는 과학'이라는 과학의 대중적 글쓰기와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이공계 대학생들의

공동체를 만들어 토론한 결과를 엮어 만든 첫 작품이다.

이 책엔 어떻게 보면 기발하고, 어찌 보면 엉뚱하며 한편으론

희한하고 놀라운 상상들과 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담고 있었다.

 

달콤한 주스비가 내린다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쥬스에 들어 있는 산성물질 때문에

건축물이 부식하고 각종 세균과 곰팡이가 득실거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꿈을 찍을 수 있는 캠코더가 있으면 매일 아침 어젯 밤 자신의 꿈을 재밌게 감상할 수 있겠지만

무의식의 세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문제가 생긴다.

불을 뿜는 강아지는 보다 강력한 화력(?)으로 경비업체가 필요 없게 만들겠지만

오히려 실화의 위험을 걱정해야 할 것 같고

아무리 캥거루가 귀여워도 애완용으로 도시에서 기르기는 여러가지 제약 사항이 너무 많았다. 

 

얼마 전에 본 영화 '헬보이'처럼 사람에게 뿔이 생기면

이를 관리하는 일이 보통 귀찮고 불편한 게 아니기 때문에 

매일 면도를 하듯이 잘라 버릴 것 같고, 

입이 배꼽 옆에 가면 음식 먹는 게 정말 힘들 것 같다. 키스의 로맨틱함도 없어질 듯...ㅋ

혀가 길어지면 음식 먹긴 편리할 지 모르지만 긴 혀 때문에

입 안이 늘 가득찬 느낌에다 발음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사람 얼굴이 음각이 되면 외모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어지겠지만

눈, 코, 입, 귀 등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외에도 색깔 있는 방귀, 아기가 열리는 나무, 태양이 두 개인 세상 등

우리가 가끔씩 해 보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이 실제 가능성이 있는 지와

만약 가능하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정말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의 상상 속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다지 재미있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배운 사실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이 바로 발칙한 상상력이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해왔지만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기존의 지식을 무작정 암기하는 것으로는 현상유지밖에 할 수 없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나은 생활을 원한다면 상상력과 이를 뒷받침해 줄 과학기술로 무장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지 못한 교육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도 정재승 박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작지만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흥미로운 내용 뿐만 아니라 시네 21에서 재밌는 영화 패러디를 선보인
정훈이의 그림까지 곁들어져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고 그 동안 잃어버린 상상의 나래를 다시 펼쳐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