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맑음 - KBS, MBC, SBS 대표 기상캐스터 9명의 환경 에세이!
이익선 외 지음 / 마음의숲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KBS, MBC, SBS의 대표 여자 기상캐스터 9명이 들려주는 날씨와 환경에 관한 에세이

최근 들어 유난히 틀리는 일기예보 때문에 곤욕을 치루고 있을

기상캐스터들의 진솔한 얘기가 재밌게 펼쳐진다.

먼저 최초의 여성 기상캐스터라 할 수 있는 이익선 캐스터는

최초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기상캐스터의 역사부터 날씨의 영향력까지 적절한 도입부를 장식한다.

다음 타자인 현인아 캐스터는 인디언들이 사용하는 달의 이름으로 기상캐스터의 사계절을 얘기했다.

특히 어떤 날씨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예보한 그대로의 날씨'라는

예보관의 대답이 정말 걸작이었다.

다른 기상캐스터들도 날씨나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에 관해 나름의 주제를 잡아 한 꼭지씩을 장식했다.

 

우리가 다른 뉴스는 안 봐도 날씨는 꼭 보기 때문에 기상캐스터들은 늘 대중의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다.

그래서 기상캐스터의 삶은 마냥 화려한 것처럼 보이지만 틀린 예보로 인해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시달리는 그녀들의 하소연을 읽으니 화면에 비치는 것과 그녀들의 일상은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특히 일기예보가 틀린 날은 걸려 오는 전화가 무섭다는 얘기는 정말 실감났다.

 

기상캐스터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얘기는 역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다.

우리나라도 점점 아열대기후가 되어가고 있고, 사계절의 나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져 가고 있다.

전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기온 상승으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아마존 등의

밀림이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전 세계가 기상이변에 따른 각종 재해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앨 고어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에서 잘 보여 준 것처럼

우리는 서서히 끓고 있는 그릇 안에 있는 개구리와 같아서

뜨거운 물에 익어 죽기 전에는 결코 뛰어나가지 않을 것 같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화석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공룡이 지구 상에서 사라진 것처럼 우리도 사라질 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을 통해 기상캐스터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기상캐스터가 되는 시점에서부터 기상캐스터로서의 생활과 애환이 잘 담겨 있었는데

방송에선 일기예보가 길어야 2~3분 밖에 되지 않지만 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시시각각 들어오는 기상청 예보를 확인해서 즉시 반영해야 하고 일반 뉴스와는 달리

프롬프터를 읽는 게 아니라 모든 멘트를 외어서 해야 하고 각종 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처해야 했다.

그리고 태풍 등의 기상재해가 발생하면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기상캐스터의 삶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일기예보가 틀리기라도 하면 불이 나는 항의전화를 받아야 하는 기상캐스터들의 고충은

정말 그만두고 싶을 정도일 것 같았다.

예보가 맞다고 고맙다는 사람은 없지만 예보가 틀리기만 하면

모든 화풀이는 기상캐스터들에게 하는 게 대부분이다.

사실 기상캐스터는 기상청의 예보를 전달하는 사람들일 뿐인데

그들에게 모든 비난을 가함은 부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신영 캐스터가 '난 거짓말쟁이가 아니다'라고 항변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인식했다.

그리고 우리가 좋은 날씨를 즐길 수 있는 현재의 고마움을 깨닫고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생활에 중요한 날씨 정보를 전하는 기상캐스터들이 보다 정확한 날씨를 전할 수 있어

그녀들이 항의전화를 받지 않을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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