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일요일 2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여행 4
김재호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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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생활에 지쳐 무작정 멕시코로 떠나 멕시코의 매력을 맘껏 체험한 당찬 여자의 멕시코 여행기

우리는 흔히 하루, 이틀 유명 관광지를 수박 겉핣기식으로 다녀와선

마치 그 나라를 전부 안 것처럼 말하지만 그건 정말 그 나라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특히 그 나라 국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선

거의 모르는 거나 다름 없다.

최소한 이 책의 저자처럼 현지인들과 거의 살다시피 해야 겨우 조금 맛 보기라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여행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마드리드에서 톨루카라는 작은 변두리 공항을 이용하려 했지만

비행기에 탑승하고 나서 영문도 모른 채 다시 내린 후 저녁까지 기다려야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같았으면 난리가 났을 상황인데도 멕시코 사람들은 이런 짜증나는 상황에서도

즉석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춤까지 추었다. 역시 라틴 사람들은 달라도 뭐가 다르구나 싶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멕시코에서 저자는 우리나라 시골 마을이라 할 수 있는

멕시코 작은 마을들을 전전하며 멕시코 사람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한다.

찰미타의 농장에서 현지인 및 여러 나라 사람들과 어울린 시골생활은

마치 우리 농촌에서 농활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낯선 외국 땅에서 만난 말도, 피부색도 다른 사람들과 그렇게 정을 쌓는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부러웠다.

특히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 엔도 유카소와 오카베 야스노부를

언니, 오빠 삼아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게 보기 좋았다.

오카베와는 아슬아슬하지만 오빠 동생 사이를 끝까지 유지했던 반면

꽃미남 스탠퍼드에겐 첫 눈에 필이 꽂히지만 그가 게이란 사실을 알고 아쉬움을 삼키는 등

그녀가 그곳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얘기들이 마치 내가 만난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다.

아마 책에 담긴 현지 사진들이 저자의 여행의 생동감을 더욱 전해주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나라에 대해 막연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그 나라의 국민성 등은 우리가 가진 그 나라에 대한 선입견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엔 사실 멕시코에 대해선 그다지 매력적인 느낌이 없었다.

미국 밑에 있는 조금 못사는 나라, 멕시칸이라면 좀 촌스런 느낌밖에 없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멕시코에 미술관이나 마야 시대 유적 등 그렇게 볼 만한 곳이 많고

좋은 사람들이 많은 지 처음 알게 되었다. 멕시코 남자들은 너무 느끼한 것 같았지만....ㅋ

여행의 가치가 바로 이런 데 있지 않나 싶다.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 지 보고 느끼면서 그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우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배움이 아닐까 싶다.

 

서른 둘에 훌쩍 멕시코로 날아갈 수 있는 저자의 용기는 대단했다. 

그리고 그곳 사람들과 어울리며 멕시코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는

그녀의 여행기는 여행의 진수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나도 언젠가 무작정 낯선 나라에서 낯선 사람들과 부대끼며 그곳 사람들의 희노애락과

매력을 맘껏 맛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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