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를 사선에 올려라 - 5천 만의 마음을 사로잡은 미디어 홍보 비하인드 스토리
한나라당 미디어홍보단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지난 대선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미디어 전략을 담은 보고서

지난 대선의 특징은 이명박 후보의 독주라 할 수 있었다.

여권이 지리멸렬한 가운데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대표를 간신히 따돌린 이명박 후보에게

대적이 될 만한 후보가 없었다.

이는 이명박 후보가 뛰어나서라기보단 여권의 무능과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경제 부흥에 대한 염원이 결합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사실 한나라당 후보로 왠만한 사람만 내세워도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지난 대선의 여건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선거전부터 계속된 'BBK 사건' 등은 한나라당이 쉽게 맘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을 제공했고

16대 대선에서 미디어 전쟁의 참패가 대선패배로 직결되었다는 점이

한나라당이 미디어 전략에 크게 공을 들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내용은 선거 시작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된 미디어 홍보 전략과

선거 전에 돌입한 후 계속 생기는 돌발상황에 대처한 사연 등으로 짜여져 있는데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반감만 없다면 그런대로 읽을 만한 얘기였다.

특히 선거도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면 나름 도움이 될 내용도 눈에 띄었다.

다만 한나라당의 16대 대선 당시 미디어 선거 전략에 대해

대부분 자화자찬식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은 좀 거슬렸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은 후보의 자질이나 능력 등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후보를 어떻게 잘 포장하느냐 하는 마케팅만 다루기 때문에

그 점에만 초점을 맞춰야 나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16대 대선 이후 선거는 점차 이미지 전쟁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후보의 실질적인 능력이나 도덕성 등은 모두 특정 이미지 속에 가려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감성 전략은

이회창 후보에게 수구적이고 냉정한 이미지를 부각시켜 많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17대 대선에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후보에겐 좋은 이미지를,

상대 후보에겐 나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각 당에서 혈안이 되었다.

이런 선거 풍토가 과연 옳은 것인지는 정말 의문이다.

선거라는 것은 나라를 대표하면서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인데

이미지에만 의존하다 보면 제대로 된 일꾼을 뽑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외모만 보고 혹해서 결혼했다가 후회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선택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책 제목이 '대통령 후보를 사선에 올려라'였는데

실제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를 사선에 올리지 않았던 것 같다.

대기업 CEO 출신으로 아무래도 미디어에 약했던 이명박 후보를

최대한 감추면서 토론 등을 기피한 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미지 전쟁인 선거에서 한 번 망가지면 쉽사리 회복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의 전략은 적중했지만

과연 국민의 입장에선 지금과 같은 이미지 선거에 속아 계속 뼈저린 후회를 하는 것 같다.

경제 대통령이란 이미지도 취임 몇 달 만에 광우병 쇠고기 사태로 무너져 버리고 나니

이미지만 보고 후보를 선택한 사람들은 누구를 탓해야 할 지 의문이다.

대통령 후보도 상품으로 전락해 버려 마케팅의 힘이 좌우하는 현재의 선거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말 나라를 위해 일할 생각이 있다면 책 제목처럼 사선에 오른 것처럼

후보에게 절실함과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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