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독종 - 세계 양궁 1등을 지킨 서거원의 승부 전략
서거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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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양궁은 역시 한국이 최고임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물론 개인전에선 모두 은메달에 그쳐 조금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사실 우리 국민의 눈높이가 워낙 높아서 그렇지 정말 훌륭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올림픽 개막 전에도 이미 양궁은 금메달 최소 2개, 최대 전 종목 석권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효자종목이자 전통의 금메달 텃밭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양궁에서 금메달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왜일까?

그리고 우리나라가 양궁에세 세계 정상을 20년 이상 지켜 온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적절한 해답이 바로 이 책 '따뜻한 독종'에 담겨 있었다.

전 국가대표 양궁감독이자 현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인 서거원 감독이 들려주는

한국 양궁이 세계 정상에 있게 된 비결은 양궁이 아닌 우리 삶에도 적용가능한 삶의 지혜였다.

 

먼저 우리 양궁선수들이 세계 정상을 20년간 지속 유지하는 것에 대해선

활쏘기의 달인인 주몽의 후손이라서가 아니었다.

활은 총이 등장하기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사냥도구였다.

따라서 마치 우리만 활을 사용한 선조를 가진 것도 아니고

특별히 활을 잘 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서양선수들에 비해 활 쏘는 것도 신체적으로 불리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세계 정상을 지키는 것은 오직 피나는 노력 덕분이다.

언론에도 소개되었지만 양궁 국가대표선수들의 훈련은 정말 지독할 정도로 힘들었다.

특수군사훈련은 물론 다이빙, 번지점프 등 공포심을 이기는 훈련이나

올림픽 경기 현장의 소음을 대비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이나 경륜, 경정장과 같이

시끄러운 곳에서도 훈련을 하는 등 맞춤형 훈련을 준비했다.

그러니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선 우리 선수들을 방해하기 위해 경기 중에 호각을 부는 등의

몰상식한 행동을 한 중국인들에 대한 대비가 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이다.

설마 그렇게 매너없는 짓까지 할 줄 몰랐을 것인데 다음 번엔 그런 것도 분명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한국산 양궁 장비가 보편화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싼 외국산 장비를 사용했었다.

외국산 장비를 사용하던 시절엔 비용도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어서 여러 모로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10년 후를 내다보고 당시로선 열악한 수준의 한국산 장비를 사용한 게

지금에 와서 보면  선견지명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스포츠심리학을 도입한 게 양궁이 처음이라는 사실도 놀라운 사실이었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노력한 것이 바로 양궁의 오늘날이 있게 한 계기가 아닐까 싶다.

 

서거원 감독이 감독으로서 겪은 경험담은 한국 양궁의 산 역사였다.

특히 여러 가지 감동적인 스토리가 많았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번지점프를 못하는 여자 선수를 위해 감독들이 수십 번 번지점프를 한 사연이나

갑자기 자취를 감춘 선수를 찾아가 다시 복귀하게 한 사연,

IMF로 팀이 해체되자 무려 16개월이나 자비를 들여가며 선수들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한 사연 등은

감동을 주는 리더십의 본보기였다.

 

한국 양궁 역사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서거원 감독의 얘기는

오늘날 우리 양궁의 세계 정상의 자리에 있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님을 말해주었다.

정상의 자리에 있음은 곧 위기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피나는 노력을 했기에

우리 국민들이 양궁의 금메달의 당연히 여기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그리고 양궁 감독을 하는 동안의 수많은 감동적인 사연들은

리더십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좋은 사례들이었다.

이제 올림픽의 환호가 끝난 지금, 선수들은 다시 묵묵히 훈련에 돌입했을 것이다.

독종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열정에 넘쳐 훈련을 하는 가운데서도

서로간의 신뢰와 믿음이 넘치는 양궁 감독과 선수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임을 확인시켜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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