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인연 - 당신의 인생을 바꿔줄 6가지 이야기
오무라 아쓰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다리가 한 개 없는 사슴벌레를 6개 모두 있는 사슴벌레보다 싸게 팔던 가게 아저씨는

의족을 한 아이가 자신이 다리가 한 쪽이 없어서 결코 정상이 아니라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을 듣고는 다리가 한 개 없는 사슴벌레의 가격도 모두 있는 사슴벌레와 동일하게 고치는데...

 

사슴벌레와 소년의 따뜻한 얘기를 작은 인연으로 해서 6개의 아기자기한 단편을 담은 에세이집

사슴벌레 소년의 우리의 장애에 대한 편견을 부끄럽게 만드는 얘기 외에도

엄마를 어릴 때 잃고 늘 편의점 도시락을 점심으로 가져 오던 나나미와

이를 알고 나나미를 격려해 주는 교사 준야의 얘기,

너무나 평범하다 못해 무관심 속에 외로웠던 교카와

벤치워머라 놀림받지만 교카를 배려해주던 기요아키의 얘기,

작가를 꿈꾸며 바에서 알바를 하던 레이나와 단골 손님인 신스케의 밀고 당기는 사랑 얘기,

엄청난 성과를 내지만 부당하게 진급에서 누락되자 사표를 내는 호시노와

그녀 대신 진급하지만 그녀와 같이 회사를 떠나 창업에 나서는 미치즈카의 얘기,

마지막으로 늘 걸림돌이던 약지가 애인의 반지를 받는 얘기까지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얘기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얘기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6개의 단편이 사슴벌레 소년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슴벌레 소년의 얘기는 나머지 5편의 등장인물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와 감동을 선사해서 그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었다.

사슴벌레 소년의 작은 감동의 힘이 커다란 파장을 일으켜

등장인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보면서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가 연상되었다.

한 사람의 선행이 또 다른 선행을 불러 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얘기가

사슴벌레 소년의 얘기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었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 책은 등장인물들의 변화를 따라가는 재미도 준다.

6편 모두를 관통하는 사슴벌레 소년은 물론, '런치박스'의 주인공인 나나미가 성장해

'비즈니스 카드'의 호시노가 된 거나 '그녀는 늘 하티에'의 레이나가 꿈에 그리던 작가가 된 후

'나는 약지'에서 신스케와의 결혼식에 준야가 초대받는 등

등장인물들은 모두 얽히고 설킨 작은(?) 인연의 끈에 매여 있었다.

 
인연으로 끈으로 6개의 단편을 절묘하게 엮어 낸 작가의 솜씨도 돋보이며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구절들도 여럿 있었다. 

특히 검은 원이 검은 이유는 주위가 검지 않기 때문이라는 구절이나,

신념만 있다면 꿈에도 색깔도 있고 모습도 있다는 구절,

'인생에는 실패은 없어, 만약 인생에 유일하게 실패가 있다면 그건 실패조차 해보지 못하는 거야'

등 주옥같은 구절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수한 인연들로 연결되어 있다.

사슴벌레 소년의 얘기처럼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얘기는

언제라도 환영이다.

점점 삭막해져 가는 세상에 단비와도 같은 에세이집이었다.

이 책과의 작은 인연도 분명 내겐 좋은 기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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