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추리소설 작가 경주(오만석)은 자신의 작품이 출판사에 퇴짜맞고 집주인에겐 집세 독촉을 받는다. 동네에선 연쇄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는 사실감 넘치는 소설을 쓰려고 맘 먹는데... 엘러리 퀸의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을 연상시키는 시체들 (물론 머리는 제대로 달려 있다. ㅋ)을 남기는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형사, 그리고 그의 친구인 추리소설가 한 동네 사람인 이들이 펼치는 살인의 향연은 그들의 과거까지 연결되면서 돌아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인물은 역시 류덕환이다. 수줍고 앳된 그의 모습은 '천하장사 마돈나'에서와 비슷하지만 놀랄만큼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선한 미소 속에 숨겨진 사악함이 더 공포스럽다고나 할까... 요즘 유행하고(?) 있는 사이코패스가 이 영화에도 등장하는데 첨부터 사이코패스였던게 아닌 세상이 만든 사이코패스였다. 물론 그런 환경에 있다고 다들 사이코패스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이 점차 인간미를 상실케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약간은 산만한 면이 있긴 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던 스릴러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