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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반양장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피천득의 대표적인 수필집 인연
얼마 전 타계한 그는 그야말로 한국 수필계를 대표하는 사람이었다.
교과서에도 몇 편 그의 수필이 실려 공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리고 영화 '여친소'에서도 이 책이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중요한 소품(?)으로 사용되었다.
수필은 자기 주변에 대한 감상을 적은 글이다.
어떻게 보면 일기처럼 전적으로 개인적인 글이 될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대중적인 글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오로지 수필을 쓰는 사람의 능력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피천득 선생의 글에선 그의 삶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수 많은 대중의 삶이 담겨 있는 듯하다.
그가 전하는 개인적 감상이 그만큼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늘 소박하고 순수함을 지닌 소년같았던 그의 삶은 그의 글 구석구석에 잘 묻어나오고 있었다.
잠, 술 등에 얽힌 사연 등 우리가 일상에서 그냥 놓치고 지났을 것들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으며 그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일생에 두 여성이 있다며 엄마와 딸 세영이를 얘기하는데
수필집 한 파트 제목이 서영이니 그의 딸 사랑을 짐작케 했다.
그의 글 곳곳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잘 묻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소외된(?) 아내는 조금 서운할 것 같았다. ㅋ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어느 부분이 자신과 엄마의 에피소드라는 부분이 흥미를 끌었다.
과연 어떤 부분인지 정말 호기심이 발동했다.
설마 옥희가 자신이란 소린 아니겠지...ㅋ
2008년을 시작하는 책으로 선택한 피천득의 '인연'
우리는 인연이란 말을 즐겨 사용한다.
그게 좋은 인연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인연이 될 지는 인연을 맺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지만
한번 맺은 인연은 쉽사리 끊어지지 않는 것 같다.
이젠 다시 만날 수 없는 피천득 선생과의 인연도 그의 글이 남아 있는 한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