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백범 김구 자서전
김구 지음, 도진순 주해 / 돌베개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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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의 산 증인인 백범 김구의 자서전

자신의 아들들에게 남기는 유서이자 독립운동의 생생한 기록으로

어린 시절 분명 김구의 위인전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내용은 그다지 기억에 남는 게 없다.

그가 사고(?)치고 탈옥하는 것만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ㅋ


그의 인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쳐

독립에 이르는 우리의 한 많은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1876년 황해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과거에도 낙방하고

당시 열풍(?)이었던 동학 접주도 하는 등 질풍노도의 청년기를 보냈다.

을미사변이 터진 후에는 기어이 큰 일을 터뜨리고 만다.

치하포 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그가 왜놈을 때려 죽인 것이다.

국모가 무참히 시해된 사건에 대한 그의 울분은 충분히 이해가지만

그의 행동은 무모한 도발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그가 죽인 사람이 명성황후를 시해한 자도 아니며 그냥 화풀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감옥생활을 하다 탈옥을 감행하고 도피생활 중에 스님이 되질 않나

그의 좌충우돌같은 삶은 계속되었다.

 

이 후 교육자의 길을 걸으며 좀 안정된 삶을 살기 시작하지만

105인 사건에 연루되어 다시 감옥생활을 하다 3.1 운동 이후

상해로 망명 임시정부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이상이 출생에서부터 상해임시정부 초창기까지를 담은 상권이고

그 이후의 삶을 담은 부분이 하권으로 구성된다.

하권에서는 임시정부의 활동과 독립운동의 전개 양상이 잘 담겨있다.

역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철혈남아들의 쾌거를 담은 부분

특히 윤봉길 의사의 의거에서 그와의 짧지만 비장한 만남과 이별은

괜스레 가슴이 찡하게 만들어 주었다.

 

백범은 자신의 호를 백정, 범부에서 따 왔는데 그 까닭을 백정이나 범부도

자신의 애국심 정도는 되어야 독립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자신이 민족독립운동에 조금이라도 공헌한 것이 있다면,

그만한 것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한다.

그만큼 전 국민의 독립운동 참여를 독려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의 삶을 보아도 독립운동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사는 것은 물론 자신의 가족들도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가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예우해주는 것도

그들의 선조들과 그 후손들의 희생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한 최소한의 성의 표시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에 첨부된 '나의 소원'은 백범의 진면목과 그의 사상을 집약하고 있다.

교과서에서도 배운(?) 것 같은데 소원을 세 번이나 물어도

한결같이 대한 독립이라 말하는 그의 답변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고 평화와 문화를 최우선시하는

그의 사상은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추구해야 할 패러다임이다.

그의 시대를 앞서 가는 폭 넓은 안목은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가늠케 하는 것이었다.

만약 독립 후 그가 집권할 수 있었다면(물론 김일성, 이승만 일당이 이를 불가능하게 했겠지만)

우리는 이미 통일은 물론 대한민국의 오늘날은 지금과는 엄청 달랐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그야말로 자서전이다.

요즘 유행하는 유명인들의 자서전과는 질이 다르다.

대부분 본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전문 작가(?)들이 작성하는 자서전에 비해

기억에 전적으로 의존해 직접 작성하다 보니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곳곳에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그의 진솔함과 독립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잘 담겨 있고

이를 현대적으로 잘 정리한 주해자의 노고도 정말 대단한 것 같았다. 

 

백범 김구의 삶은 우리의 독립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의 업적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세상에 대한 식견 등은

우리의 청소년들, 아니 어른들의 스승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10만원권에 실릴 인물로 선정된 그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게 되면 더욱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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