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왕관 - 유럽 왕실을 뒤흔든 병의 연대기
여지현 지음 / 히스토리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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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현대 이전에는 대부분 왕조 시대라 왕과 왕가를 중심으로 역사가 서술되곤 한다. 서양 역사에서도 

유럽의 주요 왕실들을 위주로 벌어진 사건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유럽 

왕실에서 유행했던 각종 질병에 주목한다. 왕이 곧 국가라고 할 정도로 왕의 건강이 필수였지만 

지금처럼 의학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대이고 근친혼 등이 성행했기 때문에 각종 질병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던 유럽 왕실에 과연 어떤 질병들이 만연했는지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을 거라 기대가 

되었다.  


총 5장에 걸쳐 각 장당 3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왕들을 쓰러뜨린 질병, 왕실의 유전병, 왕들의

광기, 왕실까지 덮친 유럽의 전염병, 여성들의 질병을 다룬다. 먼저 왕을 쓰러뜨린 질병으로 조금은

낯선 예루살렘 왕국의 보두엥 4세가 걸렸던 한센병, 합스부르크가의 카를 5세 등을 괴롭혔던 

역사적으로 '제왕의 질병' 또는 '부자의 질병'으로 알려졌던 통풍이 나오는데 우리에게도 친숙한 

태양왕 루이 14세가 질병종합세트였고 자신의 병을 치료하려다 보니 현대 의학의 발전을 이끌게 

되었다는 얘기가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왕실 전체와 연관된 유전병이 가장 흥미를 끌었는데 대영 

제국을 주름잡던 빅토리아 여왕이 혈우병 유전자를 가져서 그 후손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가 몰락하게 되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합스부르크 

전시'로 더 친숙해진 합스부르크가는 자신들의 영토와 부를 지키기 위해 근친혼을 일삼다가 주걱턱이

되었고 독일 퓌센에 있는 아름다운 고성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만들었던 비텔스바흐 왕가의 루트비히 

2세는 편집증적 망상으로 결국 폐위되었다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게 되었다.


'왕들의 광기'편에선 백년 전쟁 당시 유리병이란 정신 질환을 앓았던 샤를 6세를 시작으로 정신 

착란으로 장미전쟁을 일으킨 헨리 6세, 영화 '조지왕의 광기'로도 유명한 포르피린증을 앓았던 조지

3세를 차례로 다룬다.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은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동로마 제국을 멸망의 

길로 이끌었고 오랜 세월 인류를 괴롭혔던 천연두도 유럽 왕실의 골칫거리였는데 백신 접종에 과학적

지위를 부여하고 과학적 연구를 최초로 수행한 제너가 천연두와의 싸움에 큰 기여를 했다. 튜더 

왕조를 괴롭힌 발한병의 존재도 처음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론 여성들의 병을 다루는데 특히 '피의

메리'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1세의 이복언니 메리 1세의 상상임신 얘기는 좀 충격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유럽의 왕실을 괴롭혔던 다양한 질병들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역사속 비화들을 제대로 알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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