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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 [할인행사]
장윤현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심야라디오방송 피디 동현(한석규)은 헤어진 여친이 보낸 Velvet underground의 음반을 받고
마침 여인2라는 아이디의 텔레마케터 수현(전도연)에게서
Velvet underground의 Pale Blue Eyes를 신청곡으로 받는데...
지금부터 10년 전인 97년 선풍적인 화제가 되었던 영화
PC통신으로 서로 소통하며 맺어지는 두 남녀의 스토리는
인터넷과 휴대폰이 점령한 지금을 생각하면 우습게 보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혹시 여인2가 헤어진 여친이 아닌가 하고 채팅에 나선 해피엔드 동현에게
여인2 수현은 동현의 여친을 아는 척 거짓말을 하지만 이내 자백(?)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채팅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이버 공간의 특성상 서로를 실제 모르는 단계에서
자신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노출시키고 싶진 않기에...
그래서 진실되지 못한 잡담 수준의 대화만 나누는 경우가 있는 반면
자신을 모르는, 실생활에선 만날 일이 없는 상대이기에 오히려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아는 사람에겐 결코 발설할 수 없는 솔직한 맘 속의 말들을...
이 영화속 여인2와 해피엔드는 그나마 서로 솔직한 맘 속의 대화를
나누다가 결국에는 만남에 이르게 된다.
실생활에선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고 몇 번이나 스쳐 지나가지만
사이버 공간에선 서로에게 힘이 되 주는 사이가 된다.
친구의 남자를 사랑하며 힘들어하는 수현과
헤어진 그녀를 잊지 못해 힘들어하던 동현
닮은 꼴의 두 사람은 결국 만나야 될 사람은 반드시 만난다는
법칙대로 여러번의 엇갈림을 극복하고 드디어(?) 만난다.
물론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의 돋보이는 점 중 하나는 최강 OST다.
Velvet underground의 'Pale Blue Eyes'
Dusty Springfield의 'The Look Of Love'
Sarah Vaughan의 'A Lover's Concerto'까지
올드 팝을 절묘하게 선곡하여 영화의 느낌을 한층 더 잘 살렸다.
그 밖에 폴라노이드 카메라를 이용한 에피소드 등
당시로선 상당히 참신하고 감각적인 영화였던 것 같다.
좋은 영화란 첨 봤을 때도 느낌이 좋으며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봐도 좋은 영화인 것 같다.
이는 좋은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인데
처음 볼 때는 재밌고 좋았지만 다시 보면 식상하거나 지루한 영화는 그야말로 일회용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언제 봐도 재밌고 느낌이 좋은 이 영화는 좋은 영화라 불러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