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브 디거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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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전문인 야가미는 태어나서 첨으로 선행을 하기로 맘 먹고

내일 골수이식을 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중

시마나카란 친구에게 돈을 빌리러 갔다가

욕실에서 끔찍하게 죽어 있는 그를 발견하고

갑자기 들어닥친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쫓기게 되는데...

 

야가미는 이상한 집단과 경찰들 양쪽에 쫓기면서도

자신이 시마나카의 살해 현장을 발견했다고 신고하지 못한다.

전과자인데다 골수이식 약속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이어 일어나는 살인사건들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끔찍하게 살해당하고

그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골수이식을 약속한 도너라는 점이다.

야가미 추격전이 벌어지는 동시에 다른 한편에선

가면 쓴 범인의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 속에 빠진다.

과연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범인과 야가미를 쫓는 집단의 정체는 무엇일까?

 

'13계단'이란 인상적인 데뷔작을 선보였던 다카노 가즈아키의 후속작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의 무죄를 증명하는 과정을 그린

'13계단'이 사형제도를 날카롭게 비판한 문제의식이 돋보였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도망자'등의 스릴 넘치는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액션 스릴러 영화에 가까웠다.

영화계 출신의 작가답게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마치 영화 시나리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로 제작해도 충분히 성공할만한 스토리다. 

발로, 유람선으로, 자전거로, 차로, 지하철로 온갖 수단을 동원하며

도쿄를 남북으로 횡단하는 야가미의 도주행각은 정말 화려했다.

그리고 골수이식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병원으로 가기 위한 

그의 필사적인 노력은 정말 눈물겨웠다.

몇 번이나 잡히기 직전에서 간신히 도망쳐도

아무리 인파 속에, 한적한 곳에 숨어 있어도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고 쫓아오는 비밀 조직의 신출귀몰함도

야가미에게는 나는 놈 밑의 뛰는 놈에 불과했다.  

 

이 책은 정말 숨가뿐 전개로 쉽사리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마치 헐리웃 블록버스터를 보는 듯 한순간도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든다.

역시 영화 연출을 해 본 사람이라 그런지 글도 마치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실감나게 쓴다.

게다가 '그레이브 디거'라는 없는 전설까지 만들어 내는

그의 독창성과 치밀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다카노 가즈아키는 이제 검증받은(?) 작가가 되었다.

다수의 작가가 엄청난 데뷔작을 써낸 후

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리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후속작을 낸 후

서서히 그 필력을 상실한 채 사라지고 마는데

다카노 가즈아키는 국내에 소개된 그의 데뷔작과 후속작 모두 선택의 후회가 없게 만들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빨리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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