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미술 이야기 잠 못 드는 시리즈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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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밤을 꼴딱 새워 봤다는 책이나 드라마 얘기를 간혹 듣는데 이 책의 제목이 그래서 과연

어떤 미술 이야기이기에 그런 제목을 붙였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출판사에선 '~

해서 잠 못 드는' 시리즈를 여러 분야에 대해 출간하고 있었다. 여러 미술책을 봤지만 잠 못 들게 한

책은 없었는데 이 책이 그 정도나 되는 것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보통 서양미술사 책들은 르네상스 전후부터 시작해서 현대미술까지 다루는데 이 책은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동굴벽화부터 얘기한다. 구석기 시대가 자연주의 양식이었다면 신석기 시대는 기하학

양식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데 이후의 각종 사조들을 이 둘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는가로 표시해

보여줬다. 단순히 미술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사 전반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아서 세계사

책으로도 나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이집트의 아마르나 예술이나 그리스의 키클라데스, 아르카이크 

예술 등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용어들도 적지 않았다. 그리스에서 활동했던 소피스트들에 대해선

궤변론자라고 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 책에선 소피스트의 철학이 인간 중심적인 

상대론에 기반을 둬서 그리스 민주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신선한 해석을 들려준다. 이렇게 미술의

배경이 되는 당시의 역사나 사상 등을 함께 설명해주니 왜 그런 미술 사조가 등장하고 유행했는지를

좀 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르네상스 이전까지에 거의 책의 절반 분량을 할애한 후 르네상스부턴

아무래도 친숙한 내용들이 펼쳐진다. 그래도 이탈리아의 바로크와 프랑스의 고전적 바로크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거나, 칸트 이전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 이미 정해져 있어 예술가는 이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기술자에 가까웠던 반면 칸트는 진정한 예술이 자신의 개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주관적인 성격을 강조했고 낭만주의도 여기서 시작하는 등 그동안 잘 몰랐던 내용들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후기 인상주의로 마무리해서 현대미술을 다루지 않은 점은 좀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선사시대

부터 근대미술까지를 새롭게 정리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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