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속의 미술관 - 불후의 화가 70인의 캔버스
쉬즈룽 지음, 황선영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그동안 서양 미술사를 다룬 다양한 책들을 만나와서 대략의 흐름은 알고 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아무래도 방대한 서양 미술사를 한 권으로 다루기는 결코 쉽지 않아 깔끔하게 정리하기는 어려운 것

같은데 이 책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부터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까지를 주요 화가 70명을 중심으로

총 10장에 걸쳐 잘 정리하고 있다.


먼저 초기 르네상스에서 '성모자'란 작품의 좀 낯선 프라 필리포 리피로 시작한다. 바로 이어서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보티첼리가 등장하기에 금방 친숙 모드로 접어들었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3대장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가 차례로 등장하는데 이들을 피렌체파로 부르면서 이어 등장하는

조르조네, 티치아노의 베네치아파와 대조를 시킨다. 라파엘로의 경우 작년 드레스덴 고전거장회화관에서

본 '시스티나의 성모'를 마지막에 다루는데 이 작품이 미켈란젤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정적인

스타일이었던 라파엘로가 시스티나 예배당에 몰래 들어가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본 후 역동성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변했고 이를 눈치 챈 미켈란젤로가 라파엘로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며 비난해 두 사람의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걸었다는 흥미로운 얘기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조르조네에서도 역시 드레스덴

고전거장회화관에서 봤던 '잠자는 비너스'를 다루는데 최초의 누워 있는 여인의 나체를 그린 이 작품은

조르조네가 여인의 모습만 그렸고 나머지 풍경 등은 그가 죽은 후 티치아노가 그려 완성한 것이라고 

추측한다. 정확한 원근법과 데생, 비례를 중시한 피렌체파와 색채의 아름다움을 중시한 베네치아파의 

조화는 코레조가 달성했다. 브론치노 외엔 대부분 초면인 마니에리즘을 북유럽의 르네상스 작가들을

다룬 후 바로크부터 미술 사조가 순서대로 등장한다. 대표작가들 위주로 소개하다 보니 간략하지만

압축적으로 서양 미술의 흐름을 정리할 수 있었는데 방대한 서양미술사를 핵심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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