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는 법 - 파리1대학 교양미술 수업
김진 지음 / 윌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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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 그림을 보러 자주 다니면서 나름 그림들을 감상하긴 하는데 과연 제대로 감상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설명 자료 등을 참고하면서 보긴 하지만 그것마저도 없는 경우도

가끔 있고 추상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을 볼 때면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정말 그동안 제대로 배우지 못한 그림을 보는 걸 넘어 읽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게 아닌가 하고 기대가 되었다. 


파리1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 '예술산책'의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에드바르 뭉크를 시작으로 총 14개의 수업을 담고 있다. 주로 작가별로 강의를

할애하고 있는데 특정 작가를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면서도 현대미술에 관해 별도로 두 번의 강의를

한다. 포문을 여는 뭉크를 비롯해 친숙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름 정도만 아는 생소한 작가들도 더러

있었다. 두 번째 주자인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도 비교적 낯선 축에 속하는데 퓌슬리의 작품 소개에 

이어 버크의 숭고론으로 이어져 숭고의 지배적인 감정이 공포임을 알게 해준다. 이어 흔히 낭만주의의

대표자로 여겨지는 제리코와 들라크루아를 다루는데 낭만주의에 대해 좀 더 깊이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클림트와 관련해선 여성 등과 관련한 테마를 자세히 소개하고 페르낭 크노프에 대해선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사연 많은 '모나리자'의 얘기나 페르메이르 작품의 위조 사건으로 유명한

한 판 메이헤런의 얘기 등 여러 미술책에 종종 나오는 흥미진진한 얘기도 복습할 수 있었다. 후반전

부터는 본격적인 현대미술가들이 등장하는데 애니시 커푸어, 알베르트 자코메티, 프랜시스 베이컨 등

현대미술의 스타 작가들이 차례로 소개된다. 그리고 현대미술에 대해 특별히 두 강의를 할애하는데

특히 '무제'라고 되어 있는 작품이 많은 이유가 감상자에게 스스로 보는 힘을 갖게 하고, 창작 배경과

동기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하기 위함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아는 18세기 이전에 제작된 여러 명화

들의 제목도 미술사학자나 큐레이터 등에 의해 붙여진 이름인 경우가 많았다. 호박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와 관련해선 그녀의 아이디어를 앤디 워홀, 클라스 올든버그, 루카스 사마라스가 훔쳤다는 놀라운

얘기를 알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세계적 아티스트인 백남준으로 현대미술에 대한 강의를

마무리한다. 특별부록으로 꼭 알아둬야 할 현대미술 아티스트 탑25를 소개해주는데 무라카미 다카시를

필두로 앞 부분에는 낯익은 이름들이 나오다가 뒤로 갈수록 생소한 사람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난해하게만 여겼던 현대미술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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