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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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 2권에선 원소의 근거지였던 업성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명문가 출신의 원소가 환관

집안 출신 조조에게 관도 대전에서 패배한 후 결국 멸망하고 조조가 황하 유역 4개 주를 차지하면서

천하의 세력 균형이 조조에게 쏠리게 된다. 조조는 업성을 북쪽 도읍으로 삼으면서 동작대와 금호대,

빙정대의 3개대를 짓는데 특히 동작대가 여러 시를 통해 유명해졌다.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이 212년

'등대부'를 지었고 이후 후세 사람들이 여기에 추가해 '동작대부'를 만들었는데, '삼국지연의'에서는

제갈량이 208년 적벽대전을 앞두고 조조의 소원이 동작대에 이교(대교와 소교)를 데려다 놓고 노년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해 주유를 자극한 것으로 나온다. 소설적인 재미는 배가되었지만 역사적 진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니 삼국지연의에는 그런 부분이 수두룩하다. 재밌는 것은 중국 사람들은은 사실 여부엔

별로 관심이 없고 그냥 자기들 입맛대로 각종 유적이나 동상 등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삼국지 유적들을 찾아다니면서 들려주는 얘기들이나 그곳에 있는 유적들의 상태를 보면 중국의

적나라한 모습을 여실히 볼 수 있다. '삼국지연의'가 촉한 정통론의 입장에서 삼국의 대결을 바라봐서

그런지 유비가 간신히 유장을 몰아내고 익주를 차지하면서 천하삼분지계의 축을 달성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갈량에 못지 않는 방통을 잃는 큰 손실을 입는다. 이 책에선 방통의 죽음이 촉한 멸망의 시작이라고

보는데, 방통을 잃으면서 익주 공략에 제갈량까지 투입되고 형주에 홀로 남게 된 관우가 과욕을 부리다

형주는 물론 자신마저 죽게 되면서 관우의 복수를 부르짖던 삼형제가 연이어 죽음을 맞는다. 결과론

이지만 그만큼 방통의 죽음이 촉의 입장에선 결정적인 피해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방통은 낙봉파에서

죽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것도 '삼국지연의'의 창작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게 이 책은 삼국지연의의

내용을 중심으로 하여 관련된 중국 내 유적지들을 꼼꼼하게 답사하여 그 허와 실을 알려주었는데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인 줄만 알았던 많은 얘기들이 실은 소설속 허구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어 

좀 허탈한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삼국지와 관련된 중국 내 여러 곳들을 저자의 안내를 받아 여행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고 한 발 더 나아가 저자와 같이

답사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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