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술 산책 - 모방에서 시작해 예술 선진국이 되기까지, 프랑스 미술사 500년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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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미술과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어봤지만 특정 국가의 미술 역사만 집중해서 다룬 책은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특정 화가나 사조, 특정 미술관을 중심으로 하는 책들은 많이 소개되어 있는 반면

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책은 드문 것 같은데 이 책에선 프랑스의 미술사 500년을 정리하고 있다. 프랑스

미술의 역사가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에선 15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500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는데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왕실의 미술애호가가 큰 역할을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후원자로도 유명한 프랑수아 1세가 이탈리아 화파를 도입한 얘기로 시작하는데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르네상스의 대표 화가와 유파들을 도입해 프랑스 미술의 기초를 닦은 시기라

할 수 있다. 퐁텐블로 파가 매너리즘과 고전주의로 기반을 닦으면서 본격적인 프랑스 미술의 역사가

시작되었는데 고전주의 회화의 창시자로는 니콜라 푸생과 클로드 로랭을 소개한다. 미술을 후원하는

세력이 왕이나 귀족이다 보니 자연스레 프랑스 역사와 미술의 역사는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왕이 선호하는 화가나 장르가 발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루이 14세 때 만들어진 아카데미가 프랑스

미술계를 주도했는데 흥미로운 점은 17세기에 프랑스에서 루벤스 파와 푸생 파의 대립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성을 중시하여 고대와 르네상스로 회귀하려 했던 푸생과 감정을 중시하여 바로크 풍의 그림을

그렸던 루벤스를 추종하던 세력 사이의 대립은 소묘를 중시하는 푸생의 선과 색채를 중시하는 루벤스의

색의 대립으로도 볼 수 있는데 이는 나중에 앵그르와 들라크루아의 대립으로도 이어진다. 


왕의 시대였던 17세기를 지나 귀족의 세기였던 18세기에는 로코코 양식이 유행했고 이어 미술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신고전주의가 한 시대를 풍미하는데 나폴레옹의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가 대표

화가라 할 수 있다. 이후 들라크루아로 대표되는 낭만주의가 유행하면서 신고전주의의 후계자인 

앵그르와 대립한다. 프랑스 미술은 당시 선진 미술(?)을 모방하면서 성장하였는데 무리요를 필두로

하는 스페인 화가들의 영향이 컸다. 벨라스케스와 고야로 이어지는 스페인 미술의 대가들이 연이어

소개되는데 갑자기 프랑스 미술 역사가 스페인 미술 역사로 바뀐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렇게 스페인

미술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 화가들이 많았는데 마네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치와

미술'에선 루브르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소개하는데 프랑스 모더니즘의 시작인 쿠르베로 마무리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345점이나 되는 작품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좋았는데 작품들 사이의 연관성 등을

알 수 있는 풍부한 설명이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프랑스 미술 역사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인상주의 이후는 다루지 않는 점인데 그럼에도 르네상스 시대 이후의 500년 프랑스 미술의

역사를 관련된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제공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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