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김보영 옮김, 최재천 감수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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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이변들이 잦아지면서 기후 위기가 점점 피부로 와닿기 시작하고 있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 섬뜩한

여섯 번째 대멸종을 내세우고 있다. 지구가 탄생하고 생명체가 등장한 이후로 지구상에 이미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는데 예전에 읽은 '지구와 생명의 역사는 처음이지?'라는 책을 통해 대략의 내용은 이미

접한 적이 있다. 이전에 있었던 다섯 번의 대멸종과는 달리 현재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간이 주연이라는 점에서 확연히 다른데 퓰리처상 논픽션 부분 수상작인 이 책은 실제 멸종된

동물들의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기존에 일어났던 대멸종과 여섯 번째 대멸종을 비교, 설명한다.


조금은 낯선 파나마황금개구리의 사례로 얘기를 시작하는데 양서류가 지구상의 동물 중 가장 위기에

처한 '강'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개구리를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시골에서도 개구리를 보기

어렵다고 하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멸종 연구의 역사를 차근차근 살펴보는데 아메리카마스토돈,

큰바다쇠오리의 흥미로운 사례를 들려준다. 멸종이란 개념 자체가 프랑스대혁명기의 퀴비에란 학자에서

유래한다니 멸종을 인간이 인식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다윈에게 있어선

멸종은 진화의 부작용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은 대세가 된 소행성 출동설도 앨버레즈 부자가 처음 

논문을 발표한 1980년엔 흥미를 끌긴 했지만 학자들 사이에선 '헛소리'로 간주될 정도였는데 과학적인 

증거들이 축적되면서 이를 무시했던 사람들을 겸연쩍게 만들었다. 멸종 연구도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난 분야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선 다양한 사례와 연구들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대멸종은 기후 변화로 초래된 것으로 기후 변화의 원인으론

오르도비스기 말에는 빙하의 발달이, 페름기 말에는 지구 온난화와 해양의 화학적 변화가, 백악기 말에는

소행성 충돌이 멸종을 초래했으나 여섯 번째 대멸종은 바로 사람들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금은

세계가 거의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보니 어느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금방 다른 곳에도 

영향을 준다. 이 책에선 이미 멸종된 여러 종들, 특히 인간과 가까운 네안데르탈인의 사례까지 다루면서

인간도 멸종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음을 잘 알려주었다. 무엇보다 현재 진행 중인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간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보니 그 심각성을 빨리 인식하고 대처해야 하는데 여전히 나와는

무관한 일인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참여한 여러 멸종 위기

종들의 연구 사례들을 통해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여섯 번째의 대멸종에 대해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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