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지 못한 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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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배기 어린 딸 유미가 베란다에서 노는 걸 아내 에쓰코 몰래 방치하던 유키히토는 유미로 인해

에쓰코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이를 유미가 모르게 비밀로 한 채 살아간다. 어느새 유미가 스무 

살이 된 어느 날 낯선 남자에게서 딸이 저지른 짓을 딸에게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전화가 오더니

유키히토가 운영하는 식당에 직접 찾아오기까지 하자 유키히토는 유미와 누나 아사미와 함께 고향인

하타카미로 잠시 떠나는데...


믿고 보는 일본 미스터리 작가 중 한 명인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확인해 보니 '외눈박이 원숭이' 이후

6년만이었다. 이 책은 제목도 그렇고 띠지에 '내 딸이 아내를 죽였다'라는 섬뜩한 문구를 적어놓아 

과연 어떤 얘기가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협박범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고향을 찾은 유키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가족들이 그곳을 떠나야 했던 과거의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31년 전 매년 11월 

마지막 일요일에 라이덴 신사에서 열리는 신울림제 음식을 준비하러 갔던 유키히토의 어머니가 연락도

없이 행방불명되었다가 그날 밤 강가에서 발견되었지만 죽게 된다. 그 다음 해 열린 신울림제 축제에선

마을을 좌지우지하는 네 명의 '갑뿌'가 독버섯이 들어간 버섯국을 먹고 두 명은 죽고 두 명은 간신히

살아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아사미가 벼락을 맞아 의식을 잃고 옆에 있던 유키히토도 겨우 

정신을 차리는데 라이덴 신사의 신관 다라베 요코가 자살하면서 범인으로 유키히토의 아버지를 지목

하는 편지를 남기지만 간신히 깨어난 아사미의 알리바이 증언으로 혐의를 벗은 후 유키히토 가족은 

마을을 떠나게 된 것이었다.  


30년 전 사건의 범인으로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의심하던 유키히토는 조금씩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기 시작하고, 그곳에서 자신을 협박하던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벼락이 치던 날 그 남자가 죽게

된다. 그리고 과거에 살아남았던 남자들에게 들이닥치는 죽음의 그림자와 드디어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은 예상 밖이었다. 유키히토 집안에 불어닥친 비극과 그런 비극 속에서도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은 어떻게 보면 유전이라고도 할 수 있었는데 역시나 미치오 슈스케의 능수능란한 스토리

텔링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무려 30년이 넘게 숨겨져 있는 진실을 파헤친 집념도 결국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었는데 현실에서도 잘못이 언젠가는 바로잡혀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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