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인생 그림 - 자화상에 담긴 상처와 치유의 순간들, 2022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강필 지음 / 지식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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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그림을 다양한 주제로 다룬 책들을 만나왔는데 화가들의 인생을 제대로 대변해주는 자화상을

그린 화가들만 다루는 이 책은 친숙하지만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들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시대

순으로 총 14명의 화가들의 작품과 인생을 다루는데 대부분 아는 작가들과 작품이지만 좀 더 깊이 있는

해설에 흥미진진한 얘기들까지 곁들여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첫 번째 주자는 얀 반 에이크로 그의 대표작인 '조반니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이 등장한다. 이 그림과

화가의 자화상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림 중앙에 있는 작은 거울에 비치는 사람의

모습에 화가가 들어가 있다. 약간 억지스럽다고도 볼 수 있지만 주문자가 원하는 그림만 그려야 했던

당시로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 화가의 기발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자화상으로는 거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작가가 알브레히트 뒤러인데 예수의 모습으로 자화상을 그릴 정도로 자부심이 넘쳐 났다.

자화상을 본격적으로 그린 뒤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서명도 그림에 넣을 정도로 자기 작품에도 자긍심이

대단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미켈란젤로는 대표작 '최후의 심판' 중 성 바돌로매의

살가죽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넣어 심경을 표현했는데 자신을 바난하던 비아조 추기경은 지옥의 심판관

미노스 얼굴에 그려넣어 제대로 복수를 했다. 작품 속 인물에 자기 얼굴을 그려넣는 건 또 한 명의 

미켈란젤로인 카라바조도 즐겨 사용했는데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의 참수된 골리앗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그려넣는 파격을 선보였다. 여성 화가 중에선 아르테미시아가 자화상을 남겼고 스페인

궁정화가였던 벨라스케스는 대표작 '시녀들'에서 은근슬쩍 자신을 그려넣어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게

만들었다.


자화상으로 가장 대표적인 화가를 한 명만 꼽으라면 아마도 렘브란트를 뺴놓을 수 없는데 젊은 시절부터

죽기 직전까지 80여 점의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굴곡진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고야도 죽기 직전에

의사와 함께 한 자화상을 남겼고 고흐도 몇 점의 자화상이 유명한데 이 책에선 고흐의 모습을 그린 게

아닌 '빈센트의 의자'를 고흐의 최고 자화상(?)으로 선정했다. 뭉크는 자신의 전형적인 스타일의 

자화상을 남겼고 전쟁으로 자식과 손자를 잃었던 케테 콜비츠의 자화상은 고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프리다 칼로도 자화상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작가인데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었던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얼마 전에 국내 전시가 있었지만 일찍 마감되어 못 봐 아쉬웠던 프랜시스 

베이컨은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알게 되었고 팝아트의 인기 스타 앤디 워홀로 마무리를 한다. 시대에

따라 화가들의 다양한 유형의 자화상을 통해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흥미롭게 엿볼 수 있는 책이었는데 역시 아는 만큼 그림을 보는 재미가 더해짐을 새삼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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