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여행자의 시선 2
임영호 지음 / 컬처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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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시대에 15개 공화국이 연방을 이뤘다가 공산주의가 붕괴되면서 각각 독립을 했지만 여전히

러시아를 제외하곤 나머지 나라들의 존재감이 크지는 않다. 최근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뜻하지 않은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는데 여전히 유럽의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를 직접 여행한 얘기를 담은 이 책은 최근 핫한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우리에겐 아직은 낯선

구 소련 연방의 나라들에 대해 소개해준다.


먼저 조지아로 떠나는데 조지아는 예전에 그루지야로 불리던 나라로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코카서스(캅카스) 3국이라고 한다. 이 책에선 조지아를 읽는 세 가지 키워드로 유럽의 뿌리, 기독교,

러시아를 꼽는다. 코카서스 지역은 유럽인의 혈통이 시작된 곳으로 그리스-로마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죄로 제우스로부터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벌을 받은 카우카소스산이 바로 

조지아의 카즈베기산이라고 한다.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가지러 간 콜키스 왕국도 조지아라고 하니

그리스 못지 않은 신화의 고장이라 할 수 있었다. 거의 최초의 기독교 국가 중 하나인 점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고, 이 책에서 다루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와의 질긴 인연(?)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 하고 있는 상태였다. 수도인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므츠헤타, 카즈베기, 고리 등을 둘러보는데

생소한 나라이다 보니 모든 곳들이 신선했다. 주로 교회 등 종교 관련 건물들이 많았고 신화를 품고 

있는 자연도 매력적이었다. 스탈린이 조지아 출신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 아직 스탈린박물관이 

남아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요즘 국제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우크라이나는 두 장에 걸쳐 소개하는데 수도 키이우와 오데사,

리비우를 다녀온다. 지금 전쟁 중이어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들이 무사한지 걱정이 되긴 하는데

우크라이나도 종교와 러시아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나라였다. 강대국들 틈새에서 파란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는(현재도 진행 중) 우크라이나의 대표 도시들을 둘러보면서 이 아름다운 나라가 전쟁의

포화 속에 있다니 참 안타까웠다. 앞의 두 나라와는 달리 벨라루스는 친러시아 정책으로 여전히 러시아

따까리 노릇을 하는 나라다. 푸틴의 아바타 같은 루카센코가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이곳은 여전히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냄새가 곳곳에서 풍겨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 듯한 분위기였다.

이 책을 통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동유럽 변방이자 구 소련 국가들에 대해 역사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나라들을 여행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 책으로나마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아직도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 나라들이 당당히 독립

국가로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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