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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구판절판


행복을 찾는 일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면, 여행은 그 일의 역동성을 그 열의에서부터 역설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활동보다 풍부하게 드러내준다.-18쪽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 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기억은 단순화와 선택을 능란하게 구사한다는 점에서 기대와 흡사하기 때문이다.-27쪽

우리가 어떤 장소에 온전하게 있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그곳에 있어야 한다는 부수적인 도전에 직면하지 않을 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38쪽

상상력은 실제 경험이라는 천박한 현실보다 훨씬 나은 대체물을 제공할 수 있다.-43쪽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나간다.-83쪽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얻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109쪽

욕망은 이해하고 싶은 요구를 낳는다.-124쪽

매혹적인 사람이 이국적인 땅에 가게 되면 자신의 나라에서 가지고 있는 매력에 그 사람이 있는 장소가 주는 매력이 보태진다.
자신에게 없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것이 사랑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사랑할 때는 우리 자신의 문화에는
빠져 있는 가치들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도 따라갈 것이다.-125쪽

아름다움을 만나면 그것을 붙들고, 소유하고, 삶 속에서 거기에 무게를 부여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왔노라, 보았노라, 의미가 있었노라"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우리가 결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곳에서만 자주 나타나거나, 계절과 빛과 날씨가 보기 드물게 조화를 이룬 결과로 나타나곤 한다. -295쪽

러스킨은 아름다움과 그 소유에 대한 관심을 통해 다섯 가지 중심적 결론에 이르렀다. 첫째. 아름다움은 심리적인 동시에 시각적으로 정신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복잡한 요인들의 결과물이다.
둘째.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에 반응하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타고난 경향이 있다. 셋째. 이런 소유에 대한 욕망에는 저급한 표현들이 많다. 넷째. 아름다움을 제대로 소유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며, 그것은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심리적이고 시각적인]을 의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의식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이 그런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에 관계없이, 그것에 대하여
쓰거나 그것을 그림으로써 예술을 통하여 아름다운 장소를 묘사하는 것이다.-298쪽

눈앞에 놓인 것을 우리 손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슨하게 관찰하는데서 부터 자연스럽게 발전하여 그 구성 요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되고, 따라서 그것에 대한 좀 더 확고한 기억을 가지게 된다.-300쪽

테크놀로지는 아름다움에 쉽게 다가가게 해줄지 모르지만,
그것을 소유하거나 감상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303쪽

매력적인 장소는 보통 언어의 영역에서 우리의 능력이 모자란다는사실을 일깨워준다.-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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