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특별히 운동을 하기는 어렵고 주변 걷기라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집 주변에 있는 주요 장소들을 다니기 시작한 지가 이제 4년째가 되어 간다.
나름 명소라 할 수 있는 곳들은 대부분 다닌 편이긴 한데 단순히 걷는 것보다는 역시 뭔가 목적을 갖고
걷는 게 훨씬 재미도 있고 금방 지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좀 더 범위 넓혀 서울 전역과
경기도권까지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 책은 서울, 수도권의 한나절 걷기 좋은 길 52코스를 소개하고
있어 딱 내게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선 '한양도성 600년,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의 보고', '치유와 사색의 숲, 숲에 들어 삶의 길을
묻다', '유장히 흐르는 한강을 보라! 물은 생명이다', '고개 넘고 산허리 둘러가는 가벼운 산행'까지
총 4부로 나눠 다양한 구간들을 소개한다. 1부에선 주로 조선왕조의 주요 유적들과 연관된 코스들이
등장한다. 한양도성의 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의 네 구간을 필두로 5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을 포함하는 구간까지 주요 관광지 등이 망라되어 있다. 경기도권으로는 왕릉이
있는 고양시 서오릉과 구리시 동구릉, 내가 작년에 갔던 수원화성이 포함되었고 얼마 전에 근처까지
갔던 성북동의 최순우옛집~성북선잠박물관 구간, 마지막으로 남한산성 구간으로 마무리한다.
2부에선 다양한 숲길들이 등장하는데 내가 최애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용산가족공원이 포함되어
있고 다 서울 내인데 남양주 봉선사~포천시 국립수목원 구간만 경기도권이었다.
3부는 한강을 비롯한 다양한 물길을 끼고 걷는 구간으로 내가 일부 가봤던 오이도박물관~옥구공원
구간과 인천대공원~소래습지생태공원 구간이 포함되어 있어 반가웠다. 다양한 물길이 포함되다 보니
의왕, 남양주, 양평 등 비교적 먼 곳들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마지막 가벼운 산행 코스는 그리 높지
않은 서울 인근의 둘레길 코스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내가 종종 갔던 우면산 숲길을 비롯해 남태령 옛길
등이 친숙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안 가본 곳들이 많아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코스들만 차근
차근 하나씩 도장깨기를 해도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알찬 정보들을 담고 있어
서울 인근에 한나절 걷기를 시도해 볼 사람들에게 딱 알맞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