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코드로 읽는 유럽 소도시 - 돌·물·불·돈·발·피·꿈이 안내하는 색다른 문화 기행
윤혜준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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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유럽여행을 한 이후로 언제 다시 유럽에 갈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지만 유럽과 관련한 책들은

지난 여행의 추억과 미래의 여행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려 준다. 이 책은 '돌', '물', '불', '돈', '발', '피', '꿈'이란 7개 코드로 유럽의 여러 소도시들을 소개하는 책인데 그동안 억눌렸던 유럽 여행의 욕구를

단 번에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과연 어떤 도시들이 어떤 코드로 소개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7개 코드별로 7개 소도시씩을 소개해 총 49개 유럽 소도시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다.


먼저 '돌' 코드에는 그리스 카발라와 필리포이, 스페인 코르도바, 이탈리아 피사, 피에솔레, 베로나,

프랑스 루앙, 영국 코번트리가 선정되었다. 내가 가본 피사가 등장해서 더욱 반가웠는데 '돌'이란 코드는

역시 건축물이나 유적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로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그리스의 두 도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곳들이고, 코르도바는 과거 무슬림이 지배했던

알안달루스의 중심도시였다. 피사는 당연히 기울어진 탑으로 유명한데 그곳에 얽힌 몰랐던 얘기들도

알게 되었다. '물' 코드에는 고대 로마인들이 만든 '목욕'의 도시 바스와 알람브라 궁전으로 유명한

그라나다 연못, 운하 교통의 허브인 네덜란드 레이던, 바닷가의 생말로, 리버풀, 알프스의 베네치아이자

로마라는 안시까지 모두 자연환경인 '물'과 연관된 도시들이었다면 체코 플젠은 맥주로 '물' 코드에 

포함되었다. '물'과 상극인 '불'코드에는 역시나 화산 폭발로 사라졌던 이탈리아 폼페이를 필두로 주로

화재와 연관된 사연을 가진 도시들이 등장했는데, 라이프치히와 관련해선 촛불 시위로 결국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얘기를 들려준다.


'돈' 코드와 관련해선 그리스 코린토스가 과거 교통의 요충지여서 섹스 산업이 발달했다는 얘기나 

카지노로 번성한 모나코, 한자동맹의 대표 도시였던 뤼베크 등이 소개되는데 아시시는 역설적으로

가난과 결혼한 성 프란체스코로 유명한 도시였다. '발' 코드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순례길의 대명사

산티아고로 시작하는데 축구의 본고장 영국에서도 축구의 규범을 만든 것이 케임브리지 신사 대학생

들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고, 내가 가본 곳 중 하나인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가 떠나고 싶어 했던 

고향이지만 현재는 모차르트를 우려먹으면서 유명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보여주었다. '피' 코드에선 예수의 피가 묻은 헝겊 조각을 간직한 브뤼헤의 성혈 교회부터 동물 학대

등 논란이 있지만 스페인의 전통 문화인 투우에서의 황소의 피를 거쳐 예수의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의

고장 프랑스 디종으로 마무리한다. 마지막 '꿈' 코드에선 대항해시대를 대표하는 콜럼버스의 고향 

제노바와 절대왕정의 대표자 루이 14세의 꿈이 담긴 베르사유 궁전 등을 거쳐 프랑스와 독일이 뺏고

뺏긴 역사의 현장이자 유럽 연합의 초석을 마련한 로베르 슈만을 배출한 프랑스 메스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한다. 이 책을 통해 유럽 전역의 49개 소도시를 마치 직접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맛보았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도시들을 이 책으로 소개받았고 알던 도시들도 그곳에 얽힌 역사 등을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 이제 이 책에 소개된 여러 도시들을 직접 방문할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고대해보는데 

이 책과 함께 여행갈 언젠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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