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를 바꾼 독립운동 이야기 - 자강과 공존의 가치를 재발견하다
김종성 지음 / 유아이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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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상태로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진 나라들의 얘기들을 다룬 이 책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친숙한 유럽사와는 사뭇 다른 내용들을 들려준다. 아무래도 강대국

중심의 역사에만 친숙하다 보니 유럽 속 약소국들의 애환들은 잘 모르고 지냈던 것 같은데 현재도 진행

중인 유럽의 약소국들의 생존 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선 크게 '라인강의 지혜', '도나우강과 볼가강 사이의 자유', '북쪽 바다의 공존'이란 총 3부로

나눠 지역별로 유럽 여러 나라들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다룬다. 먼저 '라인강의 지혜'에선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아일랜드가 등장하는데,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벌여야 했다. 빌헬름 텔의 얘기로 유명한 스위스는 26개 칸톤으로 구성된 연방국가임에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덕분에 큰 갈등을 겪지는 않고 있는데 영세중립국이면서도 징병제를 운영하며 스스로

나라를 지킬 힘을 갖고 있어 세계대전의 여파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2018년에 잠시 

들렀던 벨기에와 관련해선 '플랜더스의 개'로 얘기를 시작하는데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의 지배를 받다가

마지막으로 네덜란드에 속한 후 1830년에서야 독립을 선언한다. 세계대전때도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있는 바람에 막심한 피해를 입었던 벨기에와 관련해선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이

구 벨기에 영사관 건물이어서 인연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대항해시대와 종교개혁의 열풍

속에 일찌감치 독립 투쟁에 나서 한때는 유럽 최강국의 자리를 누리기도 했는데 우리와는 박연, 하멜

등으로 인연이 있다. 이 책에선 우리나라로 치면 이순신 장군급인 드 로히테르라는 인물의 활약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아일랜드는 영국의 오랜 지배를 받아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가진 나라라

할 수 있는데 독립을 위한 처절한 세월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한다. 여전히 북아일랜드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의 독립운동을 지원해준 조지 루이스 쇼 등의 얘기도 실려 있다.


2부에선 체코를 필두로 조금은 낯선 니즈니 노브고로드, 코사크(카자크) 등의 얘기를 다룬다. 흥미로운

사실은 체코의 독립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던 체코 군단이 한국 독립군에게 무기를 팔아 청산리

대첩 등에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니즈니 노브고로드는 러시아에서 다섯 번째 큰 도시라 하는데 이곳에서

현재 러시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대장 부리바'로 유명한 타라스 불바는

파란만장한 코사크 부족의 일대기를 대변하는 인물로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바탕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여전히 러시아와의 갈등 속에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그 밖에 아르메니아,

조지아, 아제르바이잔의 코카서스 3국도 간략하게 다룬다. 마지막 3부는 북유럽으로 눈길을 돌려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스칸디나비아 3국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발틱 3국의 

치열했던 역사를 보여주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이 지역의 역사를 대략이나마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유럽은 작은 땅덩어리에 여러 나라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보니 약소국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피눈물 나는 세월을 이겨내고 독립국가로서 당당히 자리를 잡은

나라들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불안한 정세 속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나라도 있었다. 냉정한

국제질서 속에선 역시 자기 스스로를 지킬 힘을 키우는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유럽 약소국

들의 힘겨운 투쟁 과정과 우리와의 인연을 잘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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