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세계사 3 : 서양 미술편 - 알고 나면 꼭 써먹고 싶어지는 역사 잡학 사전 B급 세계사 3
피지영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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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이나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등 인근에 있는 미술관들을 거의 매주 방문하면서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미술에 대한 이론적인 면에선 여러 책을 통해 독학으로 

공부해서 체계적으로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책의 저자도 평범한 문과형 직장인

이면서 우연히 미술 강연을 영상으로 접하고 3년 동안 미술 관련 서적 천 권을 독파했다고 하니 나와

비슷한 측면이 있었는데(물론 난 천 권은커녕 백 권도 못 읽었을 듯), 제대로 미술을 공부한 사람들과

비교해 스스로 자신을 B급이라 폄하하지만 오히려 미술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 입장에서는 눈높이가

맞아서 더 좋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나 저자가 들려주는 얘기들은 마치 편하게 미술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것처럼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화가는 안토니오 카날레토로 베네치아 출신의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풍경화가로

유명하지만 당시 열풍이던 그랜드 투어에 맞춰 여행 기념 풍경화들을 그려내 그야말로 대박을 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슈테델 미술관에서 봤던 '로마 캄파냐 유적에서의 괴테'도 이런 류의 그림이라

할 수 있었다. 신고전주의의 창시자로 불리는 자크 루이 다비드도 나폴레옹 시대에 그를 영웅화한 

그림들로 총애를 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는데 정치적인 그림들을 그리다 보니 나폴레옹의 몰락과

함께 그도 벨기에로 망명을 떠나게 되었다. 너무도 유명한 모나리자의 도난 사건이나 스탕달 신드롬의

주인공 '베아트리체 첸치의 초상', 자신의 최고 걸작 중 하나인 '야경'으로 오히려 초상화가로서 몰락의

길을 걸었던 렘브란트의 얘기가 차례로 등장한다. 대부분 다른 책들을 통해 아는 얘기들이지만 화학

물감이 만들어지기 전 청금석을 원료로 한 울트라마린이 너무 비싸서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는 얘기나

최후의 만찬에서 유다를 찾는 방법, 라파엘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테네 학당'에 자신과 연인의 모습을

그려넣었다는 사실 등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적지 않았다.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는 정작 우리 

학계에서 조선인이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는 등 미술과 관련한 흥미로운 얘기들로 가득한 책이었는데

아무래도 좀 자유분방하게 구성된 책이다 보니 서양미술사의 큰 흐름을 살펴보기에는 좀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다. 저자도 이 부분을 의식했는지 중간중간에 '서양 미술사 이야기'를 넣어 서양 미술 사조의

흐름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책 제목대로 미술과 관련해 아는 척하기 딱 좋은 

얘기들을 가득 싣고 있어 기회가 되면 꼭 써먹어야 할 것 같은데 미술과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미술의 재미와 매력에 빠져들게 해줄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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