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명승 - 이야기로 풀어낸 중국의 명소들
김명구 외 지음 / 소소의책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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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은 그동안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일본과 더불어 가깝지만 먼 나라라

할 수 있다. 일부 중국몽 타령이나 하는 한심한 작자들이 없진 않지만 중국이 해온 행태는 결코 세계

최강의 강대국 중 하나라고 보기 어려운데, 중국이란 나라 자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중국이 가진

엄청난 문화와 자연에 대해서는 부러운 마음이 든다. 일본과 함께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다

보니 해외여행에 있어서도 큰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인데,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금 중국의 명소들과 그곳에 얽힌 흥미로운 사연들을 들려주는 이 책은 해외여행을 못 가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거라 기대가 되었다.


이 책에서는 중국은 물론, 대만, 홍콩, 마카오까지 중화권의 대표 명소 21곳을 중국 전문가 21명이 각각  

소개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중국이란 나라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각 지역별로 적절히 명소들을 

배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면서 명소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먼저

우리에겐 안중근 의사의 의거 장소로 친숙한 하얼빈부터 시작한다. 하얼빈은 중국이 유럽 열강들의

침략을 받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유럽식 건물들이 적지 않았는데 '중앙대가'란 곳이 바로 국제도시

하얼빈에 처음 생겨난 도로이자 상업 중심지였다. 흥미로운 건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이 하얼빈을

두 차례 방문하고 글을 남겼다는 점이다. 다음으론 중국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인 자금성의 습례정이

나오는데 이곳은 청나라를 방문한 조선의 사신들이 인조가 청태종에게 했던 삼궤구고두례를 연습했던

곳이라고 한다. 코로나 전 중국 속 작은 유럽으로 우리에게도 인기가 있었던 칭다오를 거쳐 조금은 

낯선 양저우와 베이징, 시안, 뤄양과 함께 중국 4대 고도 중 하나인 난징의 진회하를 소개한다.


상하이부터는 일찍 개방되어 경제가 발전한 곳들이어서 현대적인 건물들과 명소들이 많지만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들이 선정되었고 특히 푸젠의 토루가 인상적이었다. 중국 본토를 잠시 벗어나 대만의

지룽과 지우, 홍콩의 침사추이, 마카오의 성 안토니오 성당을 소개하는데 홍콩과 마카오는 중국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보니 지금과 같이 자유로운 분위기를 계속 느낄 수 있을지 심히 우려가 된다.

코로나 사태의 주역(?)인 후베이의 황학루, 무협 영화 등으로 친숙한 숭산의 소림사, 중국의 거대함을

잘 보여주는 뤄양의 용문석굴이나 시안의 진시황릉까지는 그래도 중국의 과거 중심 지역들의 명소라

할 수 있었다. 중국의 서부 지역에선 충칭 산성보도, 청두 두보초당을 거쳐(여기까진 그래도 중국

느낌이 있지만) 중국의 변방이라 할 수 있는 라싸의 조캉사원과 둔황의 양관으로 중국 전역의 명소를

돌아보는 여정의 대단원의 마무리를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중화명승들을 직접 찾아가볼 수 있는 날이

과연 올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잘 몰랐던 명소들과 거기에 얽힌 사연들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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