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코드로 살펴본 남자들의 심리

왕, 전사, 마법사, 연인 -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심리 수업
로버트 무어.더글러스 질레트 지음, 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1년 5월

남자와 여자는 서로 출신 행성이 다르다고 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데 사실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심리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칼 융의 이론을 바탕으로 성숙한 남성의

네 가지 심리적 원형으로 왕, 전사, 마법사, 연인을 제시한 이 책은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남성 심리에

대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줄 거라 기대가 되었다. 

먼저 소년 심리에서 성인 남성의 심리로 성장하는 남성의 정체성의 위기가 초래한 두 가지 근본적인

원인을 제시하는데 성년의식의 실종과 가부장제를 들고 있다. 여성들의 활약이 거세지면서 예전처럼

권위적인 남성상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페미니스트들이 말하는 남성성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남성성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남성성은 우리가 흔히 알던 그런 남성성이

아닌 성숙한 남성성으로 다른 이들을 지배하고 무력하게 만들지 않는 침착하고 안정된 남성성을 발달

시켜야 한다고 얘기한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인 남성의 네 가지 원형은 소년과 성인이 각각 달랐다. 

먼저 소년기의 남성은 성장 단계에 따라 신성한 아이, 조숙한 아이, 오이디푸스적 아이를 거쳐 마지막

원형이 영웅이고, 이러한 소년 시기의 네 가지 원형은 성숙한 남성의 네 가지 원형인 왕, 마법사, 연인,

전사로 각각 성장한다. 

성인 남성의 네 가지 원형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왕은 질서와 생성의 원형, 전사는 용기와 절제의

원형, 마법사는 지혜와 통찰의 원형, 연인은 관계와 감각의 원형이라고 한다. 왕 원형은 이 중 가장

중요하고 다른 원형들의 바탕에 깔린 원형으로 다른 원형들을 모두 포함하여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고

한다. 각 원형에는 그림자 원형이라고 원형이 기능장애를 일으킨 경우들도 소개하는데, 왕의 그림자

원형은 폭군과 나약한 왕, 전사의 그림자 원형은 새디스트(가학자)와 매저키스트(피학자), 마법사의

그림자 원형은 조작자와 부정하는 순진한 자, 마지막 연인의 그림자 원형은 중독자와 무력한 연인이었다.

각 원형에 해당하는 실제 사례들을 통해 성인 남성의 심리적 원형의 네 가지 유형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준 책이었는데 네 가지 유형으로 일반화하기는 좀 어렵겠지만 그동안 잘 몰랐던 남성의 심리를 나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