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은 누구나 익숙한 밀란 쿤데라의 이 책은 제목만큼 내용이 가볍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엔 '프라하의 봄' 이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소개되었는데 영화도 난해하기 그지 없었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이라 불리는 소련의 체코 침공을 배경으로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가 엮어 가는 사랑얘기가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를 쉼 없이 넘나들고 있었다.

바람둥이 토마스는 6개의 우연이 작용한 결과

테레사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에게 집착한다.

하지만 그의 몸에 흐르는 카사노바의 피를 주체할 수 없었다.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는 사비나를 비롯해

수많은 여자들과의 일회성 가벼운 관계를 지속한다.

한편 토마스에게 모든 사랑을 주는 테레사에게

그의 바람끼는 정말 자기 존재의 가벼움을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토마스에 대한 테레사의 무거운 사랑에

토마스는 늘 도피처를 찾아 다니고 테레사는 늘 상처를 받는다.

 

그런 가운데 일어난 소련의 체코 침공

테레사는 사진 기자로 활동하며 토마스에게 의존하던 자신의 존재감을 잠시나마 회복하고

토마스도 자기 잘못을 모르는 공산주의자들을 비꼬는 기사로 나름의 저항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로써 그의 의사로서의 인생은 막을 내리고

토마스와 테레사의 삶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데...

 

인간이라는 존재의 무게는 정말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어찌 보면 짧은 인생을 살다 흙으로 돌아갈

연약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한편으로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 아닌가

이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를 끊임없이 넘나드는게 바로 인간의 삶이 아닌가 싶다.

가끔씩 나란 존재의 보잘 것 없음에 한없이 절망하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찾아와 나를 괴롭히지만

나를 아끼는 존재들을 통해 나라는 인간 존재의 가치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인간 존재의 무게라는 철학적인 문제를 프라하의 봄이란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남녀간의 사랑 얘기로 풀어낸 이 책은

참을만한(?) 난해함 속에 참기 어려운 수많은 생각거리를 제시해

무늬만(?) 소설이지 철학책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참고 견디면서 읽을만한 가치는 충분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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