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늘 두려워한 것은 사람의 마음의 움직임이지 운명이니 자연의 위협이니 하는 것이 아니었다.-45쪽
내게 하루란 늘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커다란 고무공같은 것이었고 그 안에서 어쩌다 가끔 무언가를 바라볼 때, 아무런 맥락도 없어 불쑥 꿀처럼 달콤하고 풍요로운 순간이 찾아오곤 했다.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황홀한 느낌......그 아름다움이 느껴지면 나는 넋을 잃고 온 몸으로 언제까지나 그것을 만끽하고 싶다고 생각했다.-49쪽
슬픔이란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 단지 엷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어 그것으로 위로 삼을 뿐이다.-1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