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영지순례 - 기운과 풍광, 인생 순례자를 달래주는 영지 23곳
조용헌 지음, 구지회 그림 / 불광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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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에 대해서는 그리 잘 모르지만 우리 문화에선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닌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영지'는 소위 명당을 말하는 것으로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 특별한 에너지가 솟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한반도 땅 전체에 영지가 가득하다며 대륙에서 툭 튀어나와 삼면이 바다와 접한 

한반도 자체가 천하의 명당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신령의 땅', '치유의 땅', '구원의 땅'으로 크게 

세 분류로 나누어 총 23곳의 영지를 소개하고 있다.



먼저 그곳에 가면 힘이 쏟는 '신령의 땅'으로는 오대산 적멸보궁을 소개한다.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인 적멸보궁이 오대산에 있는 줄을 몰랐는데 적멸보궁 외에 상원사와 월정사까지 

있어 오대산이 명당 중의 명당임을 잘 보여주었다. 그 밖에 백양산 운문암, 오봉산 주사암, 대성산 

정취암, 계룡산 등운암, 보리산 오하산방이 '신령의 땅'으로 소개되는데 대부분 암자들이 있는 장소들로 

이 장소들이 기운이 센 곳이라 이곳에 암자들이 들어선 것 같다. 장락산 통일교 본부도 포함되어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다음으론 '치유의 땅'이 소개되는데 서산 간월암, 사자산 법흥사, 철원 고석정, 운길산

수종사, 경주 문무대왕릉, 팔공산 갓바위, 십승지가 선정되었다. 이 중에서 팔공산 갓바위는 어릴 때

몇 번 가본 곳이라 반가웠는데, '신령의 땅'과는 달리 임꺽정이 숨어지냈다는 철원 고석정이나 삼국을

통일한 문무대왕릉, '10군데의 아주 좋은 피난 터'란 의미의 십승지까지 불교와 관련이 없는 곳들도  

여럿 포함되어 좀 의미가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구원의 땅'으로는 도솔산 선운사, 선운산

도솔암, 가야산 해인사, 지리산 영랑대, 노고단과 오행사찰, 원통암, 삼신동, 덕유산 영각사가 선정

되었는데 그야말로 지리산의 독무대라 할 수 있었다. 예전에 지리산을 만만하게(?) 생각하게 무작정

산행을 따라나섰다가 고생한 기억이 있는데 산 전체가 제단이라고 하는 지리산에는 화엄사같은 큰

절은 물론 곳곳에 작은 절과 암자들이 영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새롭게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비밀

결사 승려 집단인 '당취'와 관련된 얘기인데 고려시대에 귀족 신분이던 승려들이 조선시대에 되어

천민 신분으로 전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다고 한다. 이들이 임진왜란에서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을 필두로 승병으로 활약하게 된 것이 갑작스레 이뤄진 것이 아니라 평소부터 군사 훈련을 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불교 사찰들이 위치하고 있는 곳에 영지가 많았는데 불교 사찰이 들어선 

자리의 상당수가 원래 토속신앙의 성지여서 예로부터 명당은 정해져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풍수와

관련해선 아무런 지식이 없다 보니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적지 않았는데 꼭 풍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아도 여행지로서도 손색이 없는 곳들이라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영지들을 찾아가 그곳의 기운을 받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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