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지 1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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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라가 낙양으로 천도한 이후인 동주시대 이후의 혼란기를 진나라가 통일할 때까지의 시기를 흔히

춘추전국시대라고 한다. 정치적으로 명목상 주왕조가 있을 뿐 각지에서 군웅할거로 어지러운 시대였지만

사상적으로는 제자백가로 여러 사상들이 꽃 피운 시대이기도 했다. 대부분 역사를 왕조사 위주로 배우다

보니 이 시기엔 허수아비 주왕조 외에 무수한 나라들이 각축전을 벌였지만 춘추 5패, 전국 7웅 정도만

기억에 남아 있고 세세한 부분까지만 잘 몰랐는데 이 책은 이런 춘추시대의 역사를 마치 대하역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정리하고 있다.


먼저 서주가 붕괴한 얘기부터 시작하는데, 12대 왕인 유왕과 왕비 포사가 서주를 망하게 했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국 역사의 경국지색과 경성지색을 꼽는 엉뚱한(?) 얘기가 펼쳐지는데, 나라를 망하게 한 

경국지색으로는 상(은)나라를 주왕과 함께 멸망시킨 달기와 앞서 서주를 멸망케 한 포사, 오나라 왕

부차와 함께 오나라를 망하게 한 서시를 꼽는다. 나머지를 모두 경성이라 하기엔 좀 뭐해서 준경국(?)을

선정하는데, 항우의 애인인 우미인, 한대의 왕소군, 장개석의 아내인 송미령을 선정한다. 우미인은

초나라를 망하게 했지만 항우와 함께 죽자고 하지 않고 힘내라고 실수(?)를 했다고 경국에서 떨어져

준경국이 되고 말았고, 왕소군은 이렇다 할 업적(?)이 없음에도 능력을 발휘할 무대를 만나지 못해서

준경국으로 선정했으며, 송미령은 장개석의 중화민국의 숨통을 끊지 못하고 대만으로 건너가 연명해

준경국이 되고 말았다. 여기까지만 해도 '경국'이론의 한 획을 긋는다고 할 수 있었는데 이걸로 부족해

순위까지 매긴다. 경국 중 달기와 포사가 막상막하지만 포사를 1위로 선정하고 서시는 멸망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는 이유로 3위로 밀린다. 준경국에서는 왕소군, 송미령, 우미인 순이고, 경성에서는 단연

양귀비가 최고로 꼽는다. 중국 4대 미녀로, 서기, 왕소군, 초선, 양귀비를 꼽는 건 들어봤어도 경국,

준경국, 경성의 서열을 정하는 건 금시초문이라 할 수 있었는데 암튼 시작부터 확실히 흥미를 끌었다.

본격적으로 정나라 장공의 얘기부터 들려주는데 혼돈의 시기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권모술수가 진행

되었다. 그나마 정나라엔 제족이라는 훌륭한 인물이 재상 역할을 해서 난세를 헤쳐나가지만 후계 

문제에서는 골육상쟁을 피할 수가 없었다. 등장하는 나라도 많고 인물도 적지 않아 좀 헷갈렸는데 

표 등으로 중간중간에 정리를 좀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근친상간에 혈육끼리 죽고 죽이는 

세상이다 보니 거의 막장 드라마 이상이라 할 수 있었는데 이런 혼란기를 처음으로 평정하고 첫 패왕이 

된 사람이 바로 제나라 환공이었다. 사실 그는 그저 그런 인물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를 패왕이 되게 

만든 건 바로 관중이었다. 우리에게 포숙과의 우정이 관포지교로 알려진 관중의 능력은 무시무시했는데 

포숙이 확실히 사람 볼 줄 안다고 할 수 있었다. 관중의 능수능란한 정치력으로 주변국들을 모두 굴복

시키고 천하를 안정시키지만 이러한 평화는 관중이 살아 있을 때까지만이고 그가 죽고, 얼마 후 환공도 

죽자 다시 서로 패왕이 되려고 다투는 세상이 오고 만다. 역사소설처럼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계속 

펼쳐져 술술 읽을 수 있었는데 춘추전국시대의 역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후속 책들도 만날 

 있는 기회가 생겨 복잡한 춘추전국시대의 역사를 제대로 정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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