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리스타트 - 생각이 열리고 입이 트이는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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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홍수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책은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한 권으로 읽는 왕조실록 시리즈로 유명한 박영규

저자가 쓴 책으로 단권화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기에 방대한 인문학은 과연 어떻게 정리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깨져야 비로소 깨칠 수 있다'는 슬로건(?) 아래 생각이 열리고 입이 트이면 행동이 달라지고 한 단계

성숙해진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인문학과 관련한 저자 나름의 흥미로운 견해와 정리가

되어 있었다. 먼저 인문학이 인류의 가장 강력한 생존무기로 고안된 것이며 인문학의 핵심이 역사, 

철학, 종교라고 말한다. 역사는 우리가 행동을 통해 일궈낸 삶 자체이자, 그에 대한 기록으로, 경제와

정치의 총합이며, 경제는 인간의 생존활동에 관한 모든 것, 정치는 경제를 조정하는 모든 행위라고

저자 나름의 정의를 하면서 '경제 + 정치 = 역사'라는 등식을 제시한다. 인류 생존의 행동지침으로 

불변성, 보편성, 절대성을 갖춘 것이 종교와 철학이라고 하는데, 먼저 인류생존의 세 가지 도구인 경제,

정치, 역사에 대해 간략히 정리한다. 국가의 변천 과정, 민주국가의 양대 체계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민주국가의 세 가지 정부 형태 등을 차례로 소개하고, 정치가 근본적으로 밥그룻 전쟁이라며 적나라하게

표현하는데 국회는 근본적으로 국민을 대신해서 밥그릇 전쟁을 벌이는 곳이고 국회의원은 그 전선에

선 전사들로 국회는 전쟁터라고 말한다. 보통 조선이 당쟁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하지만 당쟁이 아닌 

당쟁을 완전히 없애버린 외척독재가 원인이라고 얘기한다. 시대 구분과 관련해서도 서양 중심의 

역사관에 따르면 흔히 원시 - 고대 - 중세 - 근세 - 근대 - 현대로 구분하지만 이는 서양 기준으로 

세계 전체에 적용될 수는 없다며 산업제로시대(채집시대) - 1차산업시대(농업시대) - 2차산업시대

(공업시대) - 3차산업시대(상업시대) - 4차산업시대(지식시대)라는 새로운 시대구분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시대구분법에 기초해 '단번에 깨치는 세계사'라며 세계사의 큰 흐름을 정리하는데 방대한 

세계사를 나름의 체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보통 세계사가 서양 중심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선 이슬람, 인도, 중국을 비교적 서양과 대등하게 서술했다. 종교와 관련해선 세계 5대 종교를

유일신교와 다신교로 나눠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로 정리하면서 모든 종교들의 사상이

거의 같은 틀 속에 있다고 얘기한다. 마지막으로 철학도 기본적으로 원리와 물질 중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두 가지 체계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종교와 철학은 상호간의 그 필요에 따라

결합과 결별을 반복해왔는데 정리하기 쉽지 않은 종교와 철학도 저자는 나름의 논리와 체계로 깔끔

하게(?) 정리한다. 아무래도 어마어마한 인문학의 세계를 압축하여 정리하다 보니 좀 무리한 단순화가

아닌가 싶은 부분도 없지 않지만 방대한 지식들을 자기 나름의 뚜렷한 주관과 시각으로 이렇게 정리해

낸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부라는 게 역시 자기 스스로의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몸소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역사, 종교, 철학 등 인문학의 주요 분야의

큰 줄기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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