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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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예술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예술을 수단으로 여기는 건 예술을 대하는

제대로 된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예술이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대놓고 예술의 쓸모를 얘기한다고 하니 좀 불편한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예술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느껴

지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 저자는 예술과 예술가의 삶에서 배울 수 있는 32가지의 통찰을 소개한다.


'우리가 예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시대를 매혹한 스마트한 전략가들', '예술은 어떻게 브랜드가

되는가', '어디까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예술이 가르쳐준 삶의 자세'까지 총 5부에 걸쳐 예술과 

예술가의 삶을 통해 자기 마음을 마주하고, 당연한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얻으며, 세상을 매혹한

창조적 전략을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한다. 먼저 예술에서 얻을 수 있는 여섯 가지 가치로는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 심미안, 감정을 위로하는 카타르시스, 감각의 확장과 욕망의 이해, 창조성, 통찰을 

제시한다. 운동을 하면 근력이 좋아지는 것처럼 예술을 감상하면 자연스레 심미안이 좋아진다면서

심미안이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들이 무의미하다고 지나치는 많은 것에서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 일상을 훨씬 더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한다. 카타르시스와 관련해선 '예술은 우리 영혼에

묻은 일상생활의 먼지를 씻어준다'는 파블로 피카소의 말을 인용하는데,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새우는

사람들'을 감상하며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묵은 감정이 깨끗이 정화되는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해준다.

이렇게 예술은 감각을 넓혀 디테일에 주목하게 하고,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창조력과 통찰력을 키워주는데, 2부에선 호가스, 다비드, 루벤스 등 시대정신을 읽고,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예술가들의 삶을 보여준다. 당대의 시대정신을 꿰뚫은 '유행에 따른

결혼' 등을 통해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포착해 스마트한 포지셔닝 전략으로 성공한 윌리엄 호가스, 루이 16세의 국비장학생에서 혁명가 로베스피에르의 친구였다가 황제 나폴레옹의 예술가로 변신을

거듭하며 격동기의 프랑스에서 항상 최고 권력자 곁에 있었던 자크 루이 다비드, 지난 유럽 여행때

갔던 미술관마다 상당수의 작품들을 보여줬고 기대치를 넘는 감동을 선사하는 고객 만족 작품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루벤스 등 자신만의 독특한 무기를 통해 당대 최고의 화가가 된 인물들의 열전을

만날 수 있었다.


3부에선 고흐, 페르메이르, 무하, 마이센 도자기 등을 통해 캐릭터 마케팅과 스토리의 힘, 네트워킹과

열정이 이들을 시공간을 뛰어넘어 오랫동안 사랑받게 만든 비법임을 보여준다. 특히 생전에 겨우 한

작품만 팔았던 고흐가 현재의 명성을 누리게 된 것이 고흐의 동생 테오의 아내였던 요한나가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결과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4부에선 로스코, 칸딘스키, 마그리트 등 현대미술가와

현대 건축가 프랭크 게리, 중세 태피스트리까지 다양한 예술을 통해 다채로운 욕망을, 5부에선 예술이

삶을 대하는 자세를 주제로, 평생 죽음을 두려워했음에도 '키스' 같은 황홀한 삶의 순간을 표현한 

작품을 남긴 클림트, 아무도 관심 없었던 무대 뒤를 주목한 드가, 문명을 버리고 야생의 힘에 도취된

비운의 화가였으면서 어떤 삶을 선택할지 질문을 던진 고갱 등을 통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무려 32가지나 되는 예술의 쓸모를 소개하고 있지만 예술은 굳이 

특별한 쓸모가 아니어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여러 예술가들의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만나면서 예술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우리의 삶에 있어 예술이 어떤

역할과 의미를 가지는지를 잘 보여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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