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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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엄마를 총으로 쏘고 아버지도 자살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갔던 

레이첼은 자신과 같은 어린 소녀가 총을 쏠 수 없었다는 당시 수사결과를 알게 되면서 자신의 기억이 

잘못 되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정신병원에서 나와 현재 언니 다이애나와 이모 샬롯이 살고 있는 

사건 현장으로 돌아가는데...


현재의 레이첼과 사건 당시의 레이첼의 엄마 제니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를 추적해나가는 스릴러. 레이첼과 다이애나의 부모인 제니와 피터는 집 수영장에서 옆집 

남자아이가 빠져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다이애나가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을 받자 어퍼 반도 끝 외딴 

곳에 있는 피터의 조부모님이 살던 집으로 이사가기로 결심한다. 옆집 아이의 죽음에 다이애나가 

연루되었을 거란 직잠과 사이코패스인 딸을 세상과 격리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고립된 곳으로 들어가는 부모의 심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갔지만 단순히 다이애나를 세상과 떨어져 

살 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공감능력도 없고 생명 자체의 소중함을 모르는 다이애나

의 위험성은 어릴 때 하는 짓들부터 충분히 드러났음에도 자기 자식이라고 감싸다가 점점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동물들한테 섬뜩한 짓들을 일삼자 오히려 박제술을 가르치는 황당한 부모 아래 

다이애나는 점점 괴물이 되어가고 레이첼이 태어나자 레이첼을 상대로 위험한 짓들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과거가 전개되면서 도대체 왜 레이첼이 부모를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하는 자연스런 

의문이 들게 되었는데 진실을 밝히러 예전에 살던 집으로 기자인 트레버의 도움을 받아 찾아가지만 

레이첼이 올 줄 알았다는 듯 다이애나와 샬롯은 그녀의 잠입을 금방 알아차린다. 당시 동물학자들인 

피터와 제니는 아이들을 돌봐 달라고 샬롯과 그녀의 남자친구 맥스와 함께 지내지만 그게 더 악수가 

되어 사격장에서 언니 제니 몰래 아이들과 사격 연습을 하는 등 점점 위험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임신 

중인 엄마 제니를 벼랑에서 밀어 유산하게 만든 다이애나를 그냥 내버려두는 제니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아무리 악마라도 감싸고 싶을 수 있겠지만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다이애나를 그냥 방치하는 이들 부모의 어리석음이랄까 이기적인 모습은 결국 겉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만든다.


제목부터 너무 예상이 가능해서 오히려 제니 부부가 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을 보면서 답답할 

따름이었다. 게다가 다이애나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이모 샬롯까지 사이코패스의 위험성을 딸이란

이유만으로 외면하던 부부에게 닥치는 일은 어찌 보면 사필귀정이라 할 수 있었다. 뒤늦게 레이첼을

지키기 위해 뭔가 조치를 하려 하지만 이미 성인이 된 다이애나를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자신을

방해하는 건 뭐든지 처리하는 다이애나에게 별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레이첼도 아무리 어린 

아이여서 언니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그 나이 정도면 충분히 사리분별을 할 수 

있음에도 언니가 무슨 짓을 하는지 제대로 얘기를 안 해 비극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면 답답해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현실에서도 다이애나 손바닥 위에서 노는 레이첼이 과연 무사히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예상 외로 싱거운(?)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정말 소중한 

가치라 할 수 있지만 그릇된 이기적인 자식 사랑은 자식을 망치는 것은 물론 세상에 해악을 낳는 일임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는데 마무리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 충분히 몰입하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작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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