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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왜 아름다움에 끌리는가 - 뇌과학과 성선택으로 풀어본 성적 미학의 탄생
마이클 라이언 지음, 박단비 옮김 / 빈티지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아름다움의 정의는 주관적이고 상대적이지만 인간이 아름다움을 좋아한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특히 성적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뇌가 성적
아름다움을 감지하고 이에 반응하여 좋은 짝을 찾을 수 있도록 진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40년 동안 중앙아메리카에서 아주 작고 울퉁불퉁한 개구리의 성행동을 연구한 저자는 아름다움이
감상자의 뇌에 달려 있으며(주로 암컷) 진화의 원동력으로서 성적인 두뇌의 중요성에 대해 다양한
동물 실험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뉴턴의 운동 법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류 지성
최고의 업적 중 하나인 다윈의 진화론은 자연선택설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데, 자연선택설의 놀라운
세 가지 원칙으로 번식의 속도가 자원의 증가 속도를 능가하기 때문에 오직 일부만이 살아남아 번식을
이어갈 수 있고, 생존이 늘 무작위로 결정되지 않으며, 생존을 가능케 하는 형질의 변이가 유전적 요소에
기인했다면 그 형질이 다음 세대에 전해진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정자가 난자보다 작고 대부분의
짝짓기 세계에서 수컷의 숫자가 과잉이어서 구애자는 많고 선택자는 적어 수컷이 암컷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보니 수컷은 암컷에게 필요한 자원과 성적 매력으로 암컷을 유혹해야 하는 운명이다.
저자의 전문인 퉁가라개구리를 필두로 다양한 동물들의 짝짓기 세계를 보여주는데 암컷이 선호하는
수컷의 성적 매력은 보통 생존이나 진화적 관점에서 우수한 수컷임을 나타내는 징표들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론 포식자들에게 노출되어 수컷 입장에서는 목숨을 걸고 하는 구애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번식에 성공하지 못하면 생존의 가치가 없다 보니 수컷 입장에선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암컷을
유혹해야 하는 서글픈(?) 운명에 처해 있는데 이러한 운명에 대처하기 위해 두뇌도 자신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하는 자극들의 조합에 편향되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선택자의 성적
미학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동물들의 무수한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동안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성적 선택에 숨겨진 비밀이 바로 뇌가 성적 아름다움을 선택 및 선택받도록 진화해온 것임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