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옛길 사용설명서 - 서울 옛길, 600년 문화도시를 만나다
한국청소년역사문화홍보단 지음 / 창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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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동네 한 바퀴를 하면서 서울 곳곳에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 있음을 발견하곤 했는데 조선시대

이후 600년 넘게 대한민국 수도 역할을 해온 서울에 있는 옛길 12경을 설명해준다는 이 책에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지 궁금했다.


책 표지에는 서울 옛길 12경이라고 되어 있어 서울 옛길 12곳만 소개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한양도성과

내사산까지 총 14개의 주제를 여러 사람들이 협업하여 만든 책이었다. 혹시 집 주변에 있는 곳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조선시대 한양을 기준으로 한 서울인지라 지금처럼 거대한 도시로 커진

것과 무관하게 대부분 한양도성 내인 현재의 종로 일대가 중심이 되었다. 서울 옛길 12경은 인왕산, 

북악산, 낙산, 남산에서 흘러 내리는 10개의 물길과 한양 남산 자락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2개의 길을

말하는데, 앞에 언급한 한양을 둘러싼 네 개의 산을 내사산이라고 불렀다. 한양도성과 내사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다룬 후 본격적인 서울 옛길 12경 나들이에 나서는데 사실 내사산 중에 남산 정도밖에

가보지 못해 서울에서 20년 넘게 살았음에도 여전히 서울을 제대로 모른다고 할 수 있었다 .12경 중 

10곳은 물길로 옥류동천길, 삼청동천길, 안국동천길, 제생동천길, 북영천길, 흥덕동천길, 정릉동천길,

남산동천길, 필동천길, 묵사동천길이었는데, 삼청동, 안국동, 정릉 등 익숙한 지명들도 더러 보였지만

구체적인 위치는 이 책에 수록된 지도를 봐야 대략 알 수 있었다. 첫 주자인 옥류동천길은 안 가본 곳인

줄 알았는데, 윤동주 하숙집 터나 박노수 미술관을 예전에 지나가 본 기억이 떠올랐다. 이중섭 거처지,

이상범 가옥, 이상의 집 등 예술가의 길이라 할 수 있었고, 삼청동천길은 경복궁과 국립현대미술관을

끼고 있는 길이라 여기도 낯실진 않았는데 선혜청 북창, 소격서, 장원서와 장생전 등 여러 기관들이

있었고 현재 현대미술관 자리는 옛 종친부와 사간원 터라고 한다. 정독도서관에서 시작하는 안국동천길,

중앙고등학교, 헌법재판소, 탑골공원으로 이어지는 제생동천길 등 대부분 종로 인근에 모여 있는 

길들이라 한꺼번에 여러 길들을 동시에 답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0개의 물길 외에 두 개의 길인

진고개길과 구리개길은 오늘날 충무로와 을지로에 해당하는데, 각 길마다의 특색도 있어 이 책에서

소개한 코스를 따라가면 역사와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장소들에 대한 사진들이 흑백이어서 아무래도 잘 보이지도 않고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비용 때문에 흑백사진을 실은 게 아닌가 싶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동네를 벗어나 이 책에

소개된 12개의 길을 답사하면서 컬러로 사진을 남겨 나만의 서울 옛길 사용설명서 개정판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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