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측, 부의 미래 - 세계 석학 5인이 말하는 기술·자본·문명의 대전환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신희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면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미래를 미리 엿보는 건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종종 미래를 예측 내지 전망하는 책들과 만나곤

하는데 이 책은 유발 하라리를 비롯해서 소위 세계적인 석학이라고 부르는 사람들과의 대담을 담고 

있어 과연 그들은 미래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다. 2019년 초봄에 방송된 NHK 다큐

멘터리 '욕망의 자본주의 2019: 거짓된 개인주의를 넘어서'라는 프로그램의 내용을 엮은 책이라 올해

벌어진 코로나 사태까지 감안하지는 못했지만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세상이 과연 어디로 향할 것인지

내다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먼저 유발 하라리가 '현대 자본주의 앞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가'라는 주제로 포문을 연다. 인간의 

욕망을 엔진으로 하는 자본주의가 오늘날 종교나 다름없는 위치에 이르렀는데 자본주의가 승리한 

원인으로는 권한의 분산을 들고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이용한 감시자본주의가 대두될 것이라 

우려되는 가운데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자산인 경제체제가 되면 과연 어떠할지 불명확하다는 얘기로 

마무리한다. 다음으론 스콧 갤러웨이가 등장하는데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세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를 주제로 얘기한다. 가파(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가 시장을 독점하고 합법적인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구글은 신, 애플은 섹스, 페이스북은 사랑, 아마존은 소비를 향한 욕구에 호소한다고 

말한다. 공정한 규칙과 경쟁할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거대 독점 기업이 분할되어야 한다고 주장

하고 있는데 이런 가파에 맞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하지만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다음에 등장하는 할스 호스킨슨은 '암호화폐는 어떻게 잠들어 있는 부를 깨우는가'라는 주제로 블록

체인 기술이 가파를 약화시키고 암호화폐가 정부의 개입 없이 최적의 규제를 실현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반면, 다음 타자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장 티롤은 반대로 암호화폐가 사회에 유익하지

않다고 말해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혼란을 주었다. 자본주의에서도 적절한 규제와 책임이 필요하단

장 티롤에 이어 마지막 주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탈진실의 시대에 가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소셜 미디어가 초래한 저널리즘과 민주주의의 위기 등 좀 더 철학적인 논의를 펼친다.

여러 석학들의 얘기를 듣고 보니 앞으로의 자본주의 및 미래를 엿볼 수 있었는데 인간이 욕망을 충족

시키기 위해 끝없이 변화를 추구할 것임이 자명해서 이에 동반한 기술 발달이 인간의 운명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지 기대 반 걱정 반이라 할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간임을 여실히 느꼈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대담을 담은 이 책을 읽으니 어렴풋하게나마

미래의 윤곽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