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항공기업의 회생을 위해 채권포기를 강요하는 정권 실세와의 한판 대결

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완결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증권회사로 좌천되었다가 돌아온 한자와 나오키에게 이번에는 심사부에서 담당하던 부실 항공기업인

TK 항공의 재건 임무가 맡겨진다. 뭔가 구린내가 진동하는 임무를 은행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마지못해

맡게 된 한자와 나오키는 TK 항공의 자력회생안을 마련하지만 정권교체로 새로 집권당이 된 진정당은

국토교통성 대신으로 인기 아나운서 출신의 30대 여성 시라이 아키코를 임명하고 시라이는 채권단과

TK 항공이 마련한 자력회생안을 백지화시킨 후 자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은행들에게 70%의 채권 

포기를 강요하기 시작하는데...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4편인 이 책은 부실 기업의 회생과 관련해 정부와 은행 간의 알력을 적나라

하게 그려낸다. 현실에선 보기 힘든 정의의 투사인 한자와 나오키가 이번에는 정권 실세들에 맞서야

하는 힘겨운 싸움이 벌어지는데 그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소신대로 하는 한자와 나오키에게 막무가내로

나오는 태스크포스팀과의 힘겨루기가 흥미롭게 그려진다. 옛 T세력이 싸질러놓은 걸 또 처리해야 하는

한자와 나오키는 옛 T세력과 정권 실세와의 모종의 검은 거래가 있음을 포착하게 되고 어떻게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 이들과의 혈투가 펼쳐진다. 사실 권력을 잡고

휘두르는 행패에 맞서 대항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전 정권이 한 걸 모두 부정하고

자기들 치적 쌓기를 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보니 엉뚱한 사람들만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무작정 채권

포기를 강요하는 태스크포스의 횡포에 끝까지 버티는 한자와 나오키는 역시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전작에서 옛 T의 보스격인 인간을 겨우 제거했지만 또 다른 인간이 한자와 나오키를 제거하지 못해 

혈안이 되는데 이 책에선 옛 T세력이 거의 악의 축으로 등장하다 보니 쉽게 선악 대결로 몰고 가서 

몰입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아무리 몰아붙여도 늘 계획이 있는 한자와 나오키가 그냥 당할 인물이 

아니었고 오히려 옛 T와 정권 실세 간의 추악한 거래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면서 역시나 한자와 

나오키의 KO승으로 마무리된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를 보면 정말 세상에 자기들 이익을 위해 나쁜

짓을 저지르는 인간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인간들이나 집단에 맞서 싸우기가 쉽지 

않다 보니 현실에선 늘 약자가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소설속이지만 권선징악형 결말이라 그동안

쌓인 답답함을 속시원하게 한 방에 날려줄 대리만족용으로 딱 제격인 책이었다.